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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뉴욕·타임즈 그 권위의 비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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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05면

「뉴요크·타임즈」1면 제호 밑에 항상 붙어 다니는 『인쇄하기 적합한 모든 뉴스』라는 「모토」는 유달리 독자의 시선을 끈다. 과연 NYT는 미국은 물론 전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고 정평있는 신문임에 틀림없다. 조간지로서 72만5천부(일요판은 1백44만부)를 발행하는 이 신문은 발행 부수면에서는 지방지인 「로스앤젤레스·타임즈」보다 적으며 미국내 5위를 점할 뿐이다. 1851년 창간되어 줄곧 중립적인 입장에서 국가정책에 시시비비의 태도를 취해 온 NYT는 현재 각국의 신문기업이 겪고 있는 경영상의 고통은 아랑곳없이 합리적인 운영을 하고 있다.

<공평한 뉴스 제공>
상업성을 지향하고 영향력 있는 권위지로 발전시킨 「아돌프·오크스」사장은 1896년 창간과 더불어 이 신문의 나아갈 길을 명백히 했다. 그는 『우리는 아무런 두려움이나 편애함이 없이 당파나 파벌 이해관계를 초월하여 공평무사하게 「뉴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선언했던 것이다.
「오크스」사장의 선언 이후 NYT는 70년동안 줄곧 여하한 유혹과 위협을 다 물리치고 이 사시를 고수해 왔다고 자부할 만하다. 미국 신문들이 대부분 그러하듯이 불편부당성을 지키기는 어려운 일.

<한땐 「케네디」지지>
전통적으로 공화당을 지지해 온 이 신문은 60년도 대통령선거때 『「케네디」를 지지한다』는 파격적인 사설로써 진보·자유주의적인 기치를 높이 쳐들었다. 일시적인 「센세이셔널리즘」이나 유행에서 탈피하고 등장인물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며 선정적인 기사나 사진 등을 묵살하는 편집방침은 단연 세계 신문계의 교과서적인 역할을 해 왔다.

<「센세이션」무시>
그러나 NYT가 세계 신문계의 왕좌를 차지한 것은 무엇보다 앞을 내다본다는 일관된 사설의 덕택이다. 사설면인 4면을 제작하는 기자들이 바로 논설위원인데 논설위원회와 발행인이 이 신문의 생명인 사설의 방향을 매일 매일 결정한다.
「카트레지」주필 밑에 4면 담당편집인 「오크스」와 유명한 「제임즈·레스든」·「레스터·마켈」·「솔즈버거」그리고 군사부장「볼드윈」·「하노이」를 방문, 민가폭격을 보도한 「솔즈버리」편집부국장 등 쟁쟁한 평론가들이 사설을 쓴다.
매일 국내외의 초점을 예리하게 분석하는 고정 「칼럼」난과 그 밑에 게재되는 「편집자에의 편지」라는 독자 난은 이 신문을 영국의 「더·타임즈」지와 함께 명실공히 세계신문의 왕자를 차지하게 했다.

<토론광장 구실도>
대학교수에서 주부에 이르기까지 광범한 독자층의 토론광장으로 이용되는 이 독자난은 사설·해설기사와 한 면에 실려 독자로 하여금 정확한 정세판단을 하게끔 한다.
때로는 전면 광고로써 월남전을 반대해 온 이 신문은 평화·인도주의 입장에서 일관성 있게 계속 「존슨」의 월남정책을 비판해 온 일은 너무나 유명하다.

<국가 위해선 희생>
그러나 지난 구정 휴전때 북폭 재개를 강경히 반대한 1판 사설이 2판때 수정 완화된 사실은 NYT가 자국의 국가이익을 위해선 자기를 희생시킬 수 있다는 아량을 보여주었다.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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