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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내 『리즈·테일러』 - 리처드·버튼 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엘리자베드·테일러」-세상 사람들은 매력과 연기력을 함께 갖춘 「세기의 연인」이라고들 한다. 그가 출연한 영화로 우리의 기억에 남는 것만도 한둘이 아니다. 「푸른 화원」, 「랍소디」,「젊은이의 양지」,「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버드필드 8」, 그리고 한국 상영을 며칠 앞둔 「클레오파트라」에 이르기까지… 「스크린」생활 근 20년 동안에 「리즈」(「엘리자베드·테일러」의 애칭) 만큼 많은 화제를 「팬」들에게 던진 배우도 드물다. 18세에 처음 결혼한 「호텔」왕 「힐튼」의 아들 ①「니키·힐튼」에서부터 ②「마이켈·와일딩」, ③「마이크·토드」, ④「에디·피셔」를 거쳐 현재의 다섯번째 남편 「리처드·버튼」에 이르기까지 화려한 결혼 행각(?)이 그 때마다 「매스콤」의 물결을 타고 만인의 입에 오르내렸지만 그녀에 대한 세인의 평도 가지각색이다. 「매력적이다」, 「깜찍하다」, 「귀엽다」는 호의적인 것에서부터 「오만하다」, 「행실이 나쁘다」는 악평까지-.
「리즈」의 전남편들도 「리즈」를 제나름으로 평해왔다. 결혼한 지 3년이 된 「리즈」와 「버튼」은 그들의 결혼이래 5편의 영화에서 공연하고, 「결혼」과 「말괄량이 길들이기」등 두 편을 공동 제작했다. 연기와 사생활을 통해서 본 「버튼」의 「리즈」관을 근착 외지에서 간추려 본다.
▲귀족적으로 우아해 보이기를 원하면서도 잔소리가 심한 말괄량이이다. 성나게 해주면 사람들 앞에서도 나를 마구 꾸짖곤 한다. 매우 질투가 센 여자.
▲요리 솜씨가 훌륭해 굉장한 아침을 마련해 준다. 하지만 뒷설겆이를 하지 않아 그녀가 한시간을 걸려 식사를 마련하면 그것을 내가 치우느라 네 시간을 소비하곤 한다. 한마디로 깔끔한 여자가 못된다.
▲그녀는 정직하다. 나에게 거짓말을 해 본적이 없다.
▲그녀의 발랄한 생기는 우리 결혼 생활을 계속시켜주는 가장 중요한 요인. 그녀의 생기는 잠시 후에는 꺼져버리는 「샴페인」이 아니라 영속하는 생명 자체처럼 꾸준하고 깊은 것이다.
▲그녀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그 어느 여자들처럼 눈물로 나를 설득하려 들지 않는다. 이 때 그녀는 자기의 매력을 이용하는 것이다. 그것도 십분 유감 없이-.
▲매우 쾌활한 여자로서 「유머」와 풍자에 대한 「센스」를 가지고 있다.
▲실제 교육은 얼마 받지 못했는데 매우 지적이다. IQ는 평균 이상. 시에 대해 비상한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그림에 대해서도 상당한 지식을 갖고 있는데 그녀 자신 화가로서 별 손색이 없는 재질을 가지고 있다.
▲그녀와 나는 일종의 불안감을 함께 느끼고 있다. 많은 사람 앞에 있을 때는 특히 불안하다.
▲내가「리즈」를 처음 만난 것은 그녀가 19세 때. 나는 그녀를 누구보다 아름답다고 보았지만 매우 무뚝뚝하고 내가 얻을 수 없고 내가 다스릴 수 없는 어려운 여자로만 보였다. 올해 그녀의 나이 34세. 지금도 그녀는 누구보다 아름답다. 다리가 짧고 조금 뚱뚱한 것이 다소 흠이지만 그녀는 풍만한 가슴을 갖고 있다.
▲그녀는 시간을 잘 지키지 않는다.
▲그녀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일이라도 하는 영리하면서도 또 교활한 여자이다.
▲우리는 「말괄량이 길들이기」에서 3백만 달러를 받았다. 그녀가 2백만 달러, 내가 1백만 달러를-.
올해 내 나이 40세, 그녀는 34세이다. 나의 유일한 욕망은 영화 한편 출연에 2백만 달러를 받는 것이고 그녀의 욕망은 「햄릿」에 출연하는 것뿐이다.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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