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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공무원은 어려운 서민들의 디딤돌이 돼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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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직원들은 도움을 필요로 하는 도민들을 직접 찾아가려 늘 노력합니다. 정말 어려운 분들은 누군가를 찾아 호소할 엄두를 못 내기도 하죠. 책상 앞에만 앉아있는 공무원, 전 싫어합니다. 바깥에 나가서 도민들을 직접 만나라고 지시하죠. 경기도가 곳곳에 도움을 필요로 하는 도민들의 디딤돌 역할을 해 나갈 것입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청중 300여 명 앞에서 자신의 생각을 담담히 밝히자 곳곳에서 박수소리가 들려왔다.

김 지사는 29일 오후 청사 회의실에서 한국사회복지협의회 디딤씨앗통장사업단과 복지TV의 주최로 열린 ‘디딤 톡 콘서트’의 힐링나눔 강연자로 나섰다.

그는 “성경구절에 나오는 ‘잃어버린 양 한 마리’를 위한 삶, 잊혀지고 찾기 어려운 곳을 직접 찾아가 돕는 것이 공무원의 직분 아니겠느냐”라며 말문을 열었다.

김 지사는 “제 이러한 도정 철학은 그간 인생에서 만난 소중한 은인들을 통해 확립된 것”이라며 “책 한권 사기 어려웠던 어린 시절 아무 말 없이 참고서를 챙겨주시던 초등학교 5,6학년 담임선생님인 배인수 은사님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교실에 남아서 선생님이 준 참고서로 매일 공부했어요. 집엔 전깃불이 안 들어와 밤에는 공부를 할 수도 없었거든요. 그래선지 7남매 중 나 혼자 대학을 나왔어요.”

서울대 경영학과에 다니던 김 지사는 청계천 피복공장 등에서 7년여 근무하며 노조위원장을 지냈고 동료들에게 노동법을 가르쳤다. 이후 파업 참여를 이유로 2년6개월 복역했다. 그 때 만난 그의 인생의 두 번째 스승은 바로 故 이영숙 소피아 수녀다.

“징역살이와 고문 등으로 몸과 마음이 매우 피폐해져 있던 때에 소피아 수녀님을 만났습니다. 수녀님 앞에 서자 그냥 눈물이 막 나는 겁니다. 수녀님이 가르쳐주신 사람에 대한 믿음과 사랑은 지금도 제 마음의 기준이 됩니다.”

소피아 수녀는 강연이 있기 바로 며칠 전 타계했다. “일흔이 넘은 연세에도 양로원에서 홀몸노인들을 돌보며 베푸는 삶을 실천하시던 분인데, 이렇게 일찍 돌아가실 줄은…”이라며 그는 말끝을 흐렸다.

그는 “앞서 소개한 제 인생의 스승들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며 정치, 도정활동을 펼쳐왔다”면서 “무한섬김을 모토로 도정활동을 하다 보니 도내 곳곳에 배울 일들이 참으로 많았다”며 포천 장자마을을 자세히 소개했다.

“장자마을엔 한센인들이 모여 삽니다. 전염병이라는 오해로 학교도 제대로 못 다녀 그들끼리 모여살 수밖에 없죠. 주변의 냉대와 설움 속에서 한글조차 모르고 지내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경기도가 만든 ‘행복학습관’에서 도청 직원들에게 한글을 배워온 그들은 지금은 세상에서 공부가 가장 즐겁다고 말합니다.”

지금껏 꾸준히 장자마을 등 한센 정착촌을 방문해 온 김 지사는 “며칠 전에도 경기도 실국장들과 함께 다녀왔다”며 “병이 다 나았는데도 얼굴에 남아있는 흔적 때문에 세상으로 나가길 두렵다고 말하는 그들은 사실 마음의 흔적이 더 큰 분들이다. 진심으로 손을 잡아주면 그들은 눈물을 흘리며 다가온다”고 말했다.

김 지사의 특강이 끝난 후에는 디딤씨앗통장 주인공과의 만남, 한기범희망재단의 한기범 전 농구선수와 함께하는 농구게임 등이 펼쳐졌다.

한편 이날 디딤 톡 콘서트는 아동의 자립지원을 위한 디딤씨앗통장에 대한 관심 제고와 후원 확대를 위해 마련됐으며, 전국 최초로 경기도에서 열렸다.

디딤씨앗통장은 저소득층 아동의 사회진출 시 학자금, 창업 등에 필요한 비용 마련을 돕는 사업으로, 일정 금액을 후원받고 그 후원액만큼을 국가와 지자체가 추가로 지원하는 제도. 도에는 현재 8천여 명의 아동이 가입돼 있다.


제이큐브인터랙티브 김영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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