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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버그」 대사의 내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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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아더·골드버그」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우리나라를 찾아왔다. 그는 『한국정부측과 한·미 양국의 공동관심사와, 특히 월남 문제를 비롯한 「아시아」 문제에 관해 솔직한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극동의 여러 나라를 순방중인 그를 맞아 우리 정부는 월남문제의 평화적 해결방안과 아울러 오는 가을의 제22차 「유엔」 총회에서의 한국문제 토의에 대비한 한·미 협조문제를 또한 논의할 것이다.
때마침 월남전선에서는 최근 지상포격이 북위 17도 휴전선을 넘어 월맹에 가해진 데 뒤이어 미군 4만5천이 투입된 월남전 최대의 작전이 전개됐었고, 또한 대 월맹 함포사격을 가함으로써 월맹정권에 한껏 군사적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는 때인 지라, 그의 이번 극동순방과 한국방문은 여러모로 주목되는 바가 있다. 그가 일본에서 한 말을 보면 월남전의 축전은 서로가 똑같은 규모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한다.
일부 유화론을 강력하게 배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그의 발언은 지난 2월 13일, 북폭 재개에 즈음 「존슨」 미 대통령이 표시한 기본적 태도와 일치되고 있다. 다시 말하면 공산월맹이 적절한 축전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미국은 한층 군사적 압력을 강화시킬 수밖에 없다는 말인 것이다. 우리는 이미 미국의 그와 같은 강력한 군사적 압력이 월맹을 평화와 협상의 「테이블」로 유인하는 데 있어서 유일하고 가장 유용한 방편이 될 것이라는 우리의 견해를 밝힌 바 있었거니와, 그것은 오늘에도 변함이 없다.
한편 「골드버그」 대사와의 사이에 논의될 것으로 보이는 두 번째 문제인 「유엔」 대책에 있어서도 우리는 아직 우리가 지금까지 지켜 온 기본적 입장을 변경시킬 만한 아무런 이유를 발견하지 못한다. 그동안 우리 국회는 「통일연구특위」가 연구 끝에 내놓은 보고서를 채택했고 외무부는 장기적인 「유엔」 대책을 수립하였다. 그와 같이 정부나 국회가 한결같이 이 문제에 골몰하게 된 까닭은 「유엔」에서의 한국문제 토의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는 현실과, 한편 통일에의 대비가 치밀하게, 그리고 다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어야 한다는 필요에 토대를 두고 있다 할 것이다.
그러나 그 모든 노력은 우리가 「유엔」 원칙, 즉 통한원칙을 앞으로도 계속 고수하기 위한 전략상의 노력인데 불과하다. 그것은 특히 이 문제에 달려 있는 한국의 장래나 위신이 아주반공권의 장래나 위신과 직결되고 있음에서 그런 것이다.
따라서 「골드버그」 대사는 한국의 조야와 협의를 갖게 되는 동안 이 문제에 대한 원칙적 이해를 새롭게 해주기를 요망한다.
그리고 올해의 제22차 「유엔」 총회에서는 한국문제 토의에 관한 한·미 협조가 더욱 원활하게, 또한 강력하게 전개되어 자유의 원칙인 「유엔」 원칙이 다시금 개가를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해 주었으면 한다. 끝으로 그가 우리나라에 머무르는 동안 자유「아시아」의 방위와 번영에 선도적 구실을 다하려하는 한국의 의지를 소상하게 관찰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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