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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센서스」 속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경제기획원은 최근 지난해 10월 1일을 기해 실시했던 전국 인구 「센서스」의 각 시·도·군별 집계를 제1차 「속보」로써 발표했다. 이에 의하면 우리나라 인구는 외국인을 제외하고 남자 1천4백68만2천7백50명, 여자 1천4백49만1천4백40명으로 도합 2천9백17만4천1백90명이라는 것이 밝혀졌고, 전국의 가구수 별로는 농가 2백49만8천5백50호에 대하여 비농가가 2백61만9천5백3호로서 그 구성비율이 48.8% 대 51.2%라는 현저한 변동을 나타내고 있다.
이것을 보면 「3천만 민족」이라고 하던 것도 이제는 옛말, 이제 우리는 북한 지역을 제외한 남한 인구만도 금년 말까지에는 3천만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보인다. 해방 직후인 1946년 5월 1일 최초로 집계한 남한의 총인구 2천16만명과 견주어 볼 때에도 우리는 그 동안 20년 동안에 약 9백만명이라는 놀라운 인구증가율을 나타낸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놀라운 인구증가의 추세는 해방 당시 겨우 70만명선에 불과했던 수도 서울의인구가 3백80만명 이상의 「매머드」 도시로 화한 것으로도 단적으로 증명된다 하겠으나, 이번 인구 「센서스」의 결과는 앞으로의 우리 나라 경제·사회개발 계획에 기본적인 반성의 필요가 있다는 것을 시사한 것으로 자못 의의가 크다 할 것이다.
이 통계가 시사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는 그 동안 여러 형태에 걸친 정부의 인구증가 억제정책에도 불구하고, 인구 증가율이 2.7% 이상이라는 경향을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아닐까 싶다. 주지하다시피 정부는 제2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은 그 착수년도인 67년의 인구 증가율을 2.4%로 추정하고 그 완성년도인 71년에 가서는 그것을 2.0%(그 뒤에 2.2%로 수정)로 점감 시킬 것을 대전제로 하여 작성되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정부는 애당초 제1차 5개년 계획의 진행기간인 지난 61∼66년도간에도 그 착수년도 현재의 인구 증가율 2.88%를 해마다 2%이상씩 감소시킬 양으로 수억원씩의 재정을 투자하여 이른바 가족 계획을 대대적으로 실시해 왔었다. 그러나 5년이 경과한 오늘에 있어서도 그 증가 비율이 여전히 2.7% 선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러한 가족 계획의 효용성에 대하여 근본적인 회의를 자아내게 하기에 족한 것이다.
이것은 일부 한정된 지역을 대상으로 하여 피임기구 및 약품의 사용, 「루프」시술의 장려 등을 골자로 해서 추진하던 종래의 고식적 가족 계획만으로써는 도저히 폭발적인 인구증가의 압력을 배제시킬 수 없음을 의미한다. 이제 정부는 종래와 같은 단기적인 안목에서의 가족계획 만능주의에 결별을 고하고, 보다 장기적인 계획으로, 소출산 가정에 대한 감면세·취업 기회의 우선적 알선 등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세울 시점에 도달한 감이 있다.
경제개발 계획에 있어 핵심이 되는 투자와 그 소요 자원의 조달 계획에 있어, 이번 「센서스」 결과가 시사하는 또 하나의 중대한 사실은 노동 인구의 산업별 구성이나 인구의 지역별 구성에 나타난 놀라운 변동이다. 아직 각 산업별 인구 구조의 전모가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이미 농가대 비농가의 구성 비율에 나타난 중대한 변동은 종래의 중농정책의 「슬로건」에 일대 변경이 가해져야 할 필요가 있음을 또한 깨우쳐 주는 것이다.
위정 당국이 인구 및 고용정책 및 산업별 투자계획에 보다 세심한 검토를 가하여 인적 능력의 생산적인 동원과 개발에 정책의 주축을 두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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