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대란] 개인용컴퓨터도 위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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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버프로그램만 감염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웜바이러스가 개인용컴퓨터(PC)의 응용프로그램도 감염시킬 가능성이 큰 것으로 밝혀져 ‘제2의 인터넷 대란’이 우려된다.

만약 PC용 응용소프트웨어가 웜바이러스에 감염된다면 서버용 소프트웨어의 감염으로 인해 발생한 인터넷 대란보다 더 큰 혼란이 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PC도 조심해야=안철수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MS의 오피스2000프로페셔널·액세스2000·비주얼C++ 등 30여개 응용소프트웨어는 SQL서버프로그램과 같은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감염위험이 크다.

비록 이들 소프트웨어가 일반 사용자보다는 전문적인 고급PC 사용자들이 쓰는 것이라 하더라도 사용자의 수가 서버프로그램 사용자보다 훨씬 많기 때문이다.

한국MS는 “이 같은 PC용 응용소프트웨어가 웜바이러스의 공격에 취약하다는 것은 지난해 10월 SQL서버 문제와 함께 공개했다”고 인정하면서 “같은 시기에 패치프로그램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안철수연구소는 “이 같은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PC사용자들은 진단 및 수정 프로그램을 내려받아 만일에 있을 감염위험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복제품이 화 더 불러=전문가들은 인터넷 대란의 원인 중 하나가 패치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은 소프트웨어 중에 정상 제품이 아닌 불법 복제품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국MS에 따르면 국내에 보급된 SQL서버프로그램은 총 5만2천여 카피. 그러나 불법 복제된 제품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한국MS 측은 추정하고 있다. 국내에서 사용 중인 SQL서버의 절반 이상이 불법 복제품이라는 것이다.

이는 소프트웨어 가격이 비싸 영세업체들이 정품 구입을 외면했기 때문이다. SQL서버는 여러 사용자가 함께 쓸 수 있는 라이선스 계약을 해도 한 카피당 가격이 최소 1백60만원대에 달한다.

게임 개발업체인 게임엔미의 이선진 사장은 “MS의 SQL서버프로그램은 값이 비싸 영세한 소규모 기업 중에는 복사해 쓰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불법 복제품의 경우 패치프로그램을 설치하는 절차가 정품과 달리 까다로워 대부분의 복제품 사용자들이 패치프로그램을 무시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안철수연구소 관계자는 “복제된 SQL서버가 이번 인터넷 대란의 주범은 아니지만 최소한 웜바이러스를 더 키운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정품을 구입한 고객에게는 개발업체가 패치프로그램을 설치하라고 권고했다. 한국MS의 권찬 부장은 “정품을 구입하면 고객 명부에 등록되고 소프트웨어에 문제가 발생하면 소식지와 e-메일 등을 통해 패치프로그램 설치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김종윤·염태정 기자 <yoonn@joongang.co.kr>yoon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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