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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덕이는 영 신문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근대적 민주언론의 발상지인 영국은 최근 신문경영이 부진「런던」의 신문가「플리트」가는 크게 흔들리고있다. 이 사태가 너무 심각하기 때문에 영국정부는『신문사의 구제책을 검토 중에 있다』고 까지 공언했으며 의회에서도 이 문제를 토의한바 있다.
세계 일류지라고하는「런던·타임즈」가 작년 심각한 경영난으로「캐나다」계의 신문왕 「로이·톰스」경에 의해 매수되어 화제를 일으켰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 고급 대중지인「가디언」(28만3천부),「데일리·메일」(2백38만1천부),「데일리·엑스프레스」(3백95만4천부),「데일리·스케치」(84만9천부),「업저버」(87만6천부)등 주요한 큰 신문들은 거의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어「플리트」신문가 주변의 선술집에 모이는 기자들마다 화제는 국내외 「토픽」이 아니라 오직 신문계의 불황에 관련한 자신들의 안위에 관한 이야기만 오간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가디언」이 경영부진을 이유로 신문 제작비를 크게 줄이기 위해 20%의 감원과 임금인하를 꾀하고있으며 만약 신문 노조 측과의 교섭이 성립되지 않을 경우 현재「런던」과「맨치스터」에서 발행하고있는 동지의「런던」발행을 중단해야할 처지이다.

<「타임즈」팔리건 빙산의 일각일 뿐>
「런던」에는 전국지로서 주요 일간지만 11지에 일요지도 자그마치 10지. 이 대부분의 신문이 경영난을 겪고 있는데 그중 궁색하지 않는 일간신문은「데일리·텔리그라프」(1백45만3천부),「데일리·미러」(5백7만8천부), 「파이넌셜·타임즈」(경제지 15만2천부) 등 겨우3사(영 에코노미스트지 조사)뿐이라는 것이다.
이 같은 현실을 개탄한 신문왕「톰슨」경은『이 상태가 계속되면 앞으로 살아남을 신문이라곤 4지나 5지정도 뿐일 것이다』고 걱정했다.
10년 전까지의 과거 60년 동안 번영 일로를 걷고있던 영 신문계가 이 같은 불황에 빠진 원인을 살펴보면 첫째는 민간「텔리비젼」의 등장에 있었다.
54년 민간「텔리비젼」이 고개를 들자 먼저 신문광고가 줄어들었고, 때문에 재정이 빈약했던 고급지「뉴스·크로니클」지는 도산해 버렸다.
영국 신문경영의 실정은 대중지의 경우 총수입의 약 50%를, 그리고 고급지는 80% 정도를 광고수입에 의존하고있는데 작년 7월 정부의「디플레」정책 실시이래 광고수입이 격감하고있다.

<기자들의 화두도「감원바람」걱정>
원인은 이것만이 아니다. 경영자의 구태의연한 경영방식에도 문제가 있고 더구나 노조의 태도에도 여러 가지 비판을 하고 있다. 「윌슨」수상의 말을 빌자면『노사쌍방에 있어서「제한적 관행」(전근대적 사고방식)이 이 같은 사태를 빚었다』고 지적하고있다. 영국의 노조는 기업 단위가 아니라 직종에 따른 분업제도화 되고있어 한가지 일을 조금씩 여러 명이 나눠 일하고있다.

<노조선 반발하고 경영방식도 문제>
이에 대해「톰슨」경은『「캐나다」에서 5명이 할 수 있는 일을 영국노조는 13명이나 요구하고있다』고 개탄하고있으며「에코노미스트」지 조사도 한 예로 인쇄부문에서는 40∼60%나 인원이 많다고 지적하고있다.
또한 큰 문제인 것은「과당경쟁」이다. 「런던」에서 발행되고있는 전국지인 일간 및 일요주간지 21개사가 거의 고정돼있는 독자인구 속에서 치열한 경쟁을 하고있는 것이다.

<신문 줄어드는 건 윌슨 수상은 반대>
그래서 일부 언론인가운데도 전국지가 많아도 큰 곤란이라고 비명을 올리고있으나「윌슨」수상은 신문의 수가 적어지면『민주적인 여론의 반영이 곤란하게된다』고 소수의 대 신문 제도를 반대하고있다.
그러나 현재의 불황은 앞으로 적어도 1년은 더 계속될 것으로서 경우에 따라서는 신문의 합병 매수 및 폐간 등의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짙다.
이 때문에「윌슨」수상은「신문의 자유」를 간섭 않는 범위 안에서 신문의 구제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그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일설에 의하면 신문 용지구매의 일부보조나 신형 윤전기 설치를 위한 융자 등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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