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화 시집「가을은 남은 거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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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조병화씨는 최근 제15시집을 내놓았다. 중앙일보에 연재된바있고 자필화를 곁들인 미국기행「편운만리」40여 편과 미 발표작을 묶은『가을은 남은거에』-.『해마다 그해의 작품을 시집으로 발표하는 것은「저널리즘」과 그것을 이용하는 평가들하곤 좀 떨어진 자리에서 나는 나를 찾아 보다 자유로운 혼자와 혼자의 길에서 나의 문학을 기록해 보려는 마음이며 하나 하나 돌아오지 않는 자리로 사라져 가는 나를 잡아두려는 자기유실 의 방지를 위함』이라고 그 시인은 후기에서 스스로 말한다. 이번 시집에서도 삶을 아끼고, 인간을 신뢰하고, 향토에 애착을 품은 그의 특이한「톤」이 있다.
『시는 읽어서 즐거워야한다. 감안이 되어야 한다. 영혼의「에너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조씨의 시론이기도 하다. 그는 근래에「빈 시간」이라는 어휘의 여운을 즐기고 있다. 심화의 과정인지도 모른다. 기행시는 그리 가벼운「스케치」의 느낌이지만.
그러나 그만큼 많은 독자를 거느린 시인도 드물다. 독자의 질이 결국은 문제이겠지만 그는 대중독자를 거느린 면에서 성공을 하고 있다. 그만큼 많은 시집을 낸 시인은 없다.『시는 오늘날 더욱 인간의 것이 되어야 한다』는 말을 그는 하고 있다. <성문각 간·값2백5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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