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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공장·조선소만 생각나는 산업도시? 영남알프스·고래 놀이터 유명한 관광도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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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 서쪽 영남알프스 해발 1000m 능선을 따라 펼쳐진 30㎞ 억새밭길. [사진 울산시]

울산은 국내 대표적인 산업도시다. 끊임없이 자동차를 만들어내는 공장과 거대한 타워크레인에 둘러싸인 조선소, 수많은 굴뚝이 포진한 석유화학단지가 울산의 랜드마크다. 하지만 이 공장들은 서울 면적의 1.5배가 넘는 울산의 일부일 뿐이다. 도심을 조금만 벗어나면 천혜의 자연환경이 눈과 귀를 자극한다. 울산을 둘러싼 영남알프스와 동해바다를 뛰노는 고래떼, 선사시대 바위그림인 반구대 암각화 등 산과 바다, 역사가 공존하는 도시다.

울산의 서쪽에는 영남알프스가 병풍처럼 서 있다. 여름에는 청산(靑山), 겨울에는 설산(雪山)으로 변한다. 유럽 알프스에 견줄만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가지산·간월산·신불산·영축산·천황산·재약산·고헌산 등 7개 봉우리가 병풍처럼 이어져 있다. 이 가운데 신불산과 가지산, 재약산은 산림청이 선정한 남한 100대 명산에 이름을 올릴만큼 절경을 자랑한다.

제주도에 올레길이 있다면 영남알프스에는 ‘하늘억새길’이 있다. 해발 1000m 능선을 따라 조성된 이 길에서 영남알프스의 대표적인 볼거리인 억새평야를 감상할 수 있다. 신불산과 양축산 사이 평원(198만3471㎡), 신불산과 간월산 사이 간월재 평원(33만578㎡)에 억새 군락지가 형성돼 있다. 고헌산 정상 부근(66만1157㎡)과 재악산·천황산 동쪽 사자평(413만2231㎡)에서도 억새 물결이 펼쳐진다. 억새밭을 따라 늘어선 하늘억새길의 총 길이는 29.7㎞에 달한다.

울산 동쪽 동해바다는 옛부터 고래들의 놀이터다. 선사시대 새겨진 바위그림인 반구대 암각화(울주군 언양읍·국보 제285호)에도 고래사냥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수십만년이 지난 지금도 남구 장생포에서 고래바다여행선을 타면 참돌고래떼가 물살을 가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 선착장 옆 고래생태체험관에서 돌고래들의 묘기를 볼 수 있다. 고래뼈와 포경 유물이 전시된 고래박물관에도 볼거리가 가득하다. 허기가 찾아온다면 장생포 항 고래고기 식당에서 별미를 맛보면 된다.

동구 대왕암공원과 북구 주전해변은 ‘힐링’으로 가득하다. 대왕암공원의 해송(海松)숲은 시민들의 쉼터로 자리잡았다. 수령 100년이 넘는 해송 1만5000그루가 동해를 배경으로 늘어서 있다. 주전해변을 가득 매운 검은 몽돌은 파도를 따라 구르며 경쾌한 하모니를 들려준다.

 울산 중심을 흐르는 태화강은 한 때 ‘죽음의 강’으로 불렸으나 울산시와 시민들의 노력으로 ‘생태하천’으로 변신했다. 연어떼가 보일 정도로 생태계가 회복됐다. 태화강변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와 자전거도로는 운동하는 시민들로 가득하다. 대나무숲이 10리(里)에 달하는 ‘십리대밭길’과 많은 꽃들의 향연이 펼쳐지는 태화강대공원도 볼만하다.

 SK와 S-OIL 등 대기업 석유화학공장이 밀집한 울산산업단지는 야경을 뽐낸다. 북구 무룡산에서 내려다보면 은하수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다. 각 회사에 문의하면 이들 시설 견학이 가능하다.

박맹우 울산시장은 “울산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산악과 해양, 생태, 산업이 공존하는 관광도시”라고 말했다.

차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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