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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칼라'서 11년만에 오페라 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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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로마의 카라칼라 온천탕 유적지에서 11년만에 오페라 공연이 열린다.

로마 오페라단(www.operaroma.it)의 예술감독 마우로 트롬베타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오는 7월 11일 카라칼라에서 구노의 '파우스트'의 막을 올리는 것으로 올해 야외 오페라 시즌을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개막 공연에선 파우스트 역에 주제페 필리아노티, 마그리트 역에 불가리아 태생의 소프라노 다리나 타코바가 출연한다.

타코바는 오는 3월 1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할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에 주인공 비올레타 역으로 출연할 예정이다.

카라칼라 유적지는 1990년 7월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플라시도 도밍고.호세 카레라스가 로마 월드컵 개막 축하공연으로 마련한 '제1회 스리 테너 콘서트' 장소로도 유명하다.

당시 6천여명의 관객이 여름밤의 오페라 아리아를 즐겼다. 이후 1992년까지만 해도 매년 여름 두 달간 이곳에는 온천탕의 기둥벽을 무대 삼아 베르디의'아이다'등 야외 오페라 공연이 열렸다.

하지만 매일 밤 5천여명의 관객이 몰려드는 데다 '아이다'에 등장하는 코끼리 행렬, 음악 연주에 따른 진동 때문에 문화재 훼손을 염려한 로마시 당국이 93년부터 오페라 상연을 막아왔다.

트롬베타 감독은 "관객수를 2천명으로 제한해 유적도 보존하고 오페라도 상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보겠다"고 밝혔다.

로마 황제 카라칼라(AD 188~217)가 즉위 1년 후인 AD 212년부터 4년에 걸쳐 건축한 이 온천탕은 한꺼번에 1천6백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실내 수영장과 노천탕은 물론 미술관.도서관.정원.예배당.공연장을 갖췄고 각종 운동경기까지 열린 로마제국의 사교장 겸 스포츠.문화 센터였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lull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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