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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방계조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총선거의 고동이 전국 각지에서 일기 시작하자 여·야는 저마다 조직 점검에 착수, 예진을 통한 당세 정비에 박차를 가함으로써 총선에의 임전 태세를 갖추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갖가지 사설 조직도 표의 동정을 위해 제각기 문벌, 학벌, 지연 등을 찾아 개인의 기반을 중심으로 음으로 양으로 다시 동면에서 깨어나기 시작했다.
○…이들 사설 조직은 대개가 정당의 정강 정책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도 어느 특정한 입후보자의 개인적인 인기와 친소, 그리고 그 사이를 헤엄치는 이해 관계를 바탕으로 구성된 것으로 종친회·친목계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대통령 선거에서 보다 국회의원 선거에서 진가를 발휘하는 것은 반대파가 당선될 경우의 이해 득실을 따진 정치적 목적으로만 뭉쳐진 사조직이다.
충남 어떤 시의 「청우회」와 「은행나무 동지회」가 그 예. 과거의 반공 청년단과 대한청년단 관계자들의 모임이라고 하는 「청우회」와 정당의 도당간부들의 모임이라는 「은행나무 동지회」는 공천전에 깊숙이 개입해서 각기 자파 인사추대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압력단체의 역할까지 하고….
지난해 12윌 발족했다는「청년 봉사회」가 도로 보수작업에 나가자 다른 단체도 곧 작업반에 참가하는 등 점차 유권자에 대한 봉사작전으로 그들의 관심을 끌어 모으려고 애를 쓰고있다.
또「은행나무 동지회」는 공천경쟁에서 그들 지지자가 탈락할 경우 집단탈당을 하겠다고 위협, 공천전선의 전위역할을 맡기도 했다.
○…경남 모처의 「횃불회」는 공천경쟁 당사자와는 직접 관련이 없는 인사가 제 3의 입지를 지키면서 지원을 조건으로 한 반대급부의 사전보장을 요구, 압력단체의 구실을 하고 있다 한다. 또 충남 어떤 읍에는「정풍회」라는 단체가 있는데 전직 장관과 공천을 두고 경쟁중인 Y씨를 견제해오다가 Y씨가 끝내 사퇴 종용을 거절하자 마침내 폭력사태로까지 발전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풍회는 이런 혼란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연초에 이곳 주민들에게 선심을 보이기도 했다.
○…요즘의 사조직은 이같이 제나름의 이름을 달고 그 활동도 꽤 양성화하면서 정치에 관심이 적은 농촌 깊숙이 파고 들어가 주로 계몽이라는 간판으로 돌아다닌다. 이들은 권좌를 향해 논길을 걸어 두메를 누비고 있다.
한편 도시의 여당의 사조직은 장학회 등을 내걸고 정당간부, 지방실업인, 은행 지점장 등등 각급 기관장을 구성원으로 하고있기 때문에 그 영향력도 크다는 얘기들이다.
○‥야당의 경우. 충남 어떤 시의 「권농회」이외에는 이름을 붙인 사조직은 아직 부각되지 않고 있는데 이는 공천 경합이 대체적으로 공화당만큼 치열하지 않아 표면으로 떠오르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공화당은 지난 12월 21일 2만9천명의 회원을 가진 「청년 봉사회」를 조직, 전국적인 규모의 거대한 방계조직을 완성했다고 한다. 「정치성 배제」를 내세우면서 이들은 「파월 장병 가족 돕기 운동」·「이발 무료 봉사」·「계몽사업」등을 벌이고 있다하여 야당은 이를 가리켜 「사전 선거운동」 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아무튼 이 청년 봉사회는 대통령 선거를 위한「전위부대」의 역할을 할 것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국회의원 선거전의 부산물이라 할 사조직-그들은「파벌의 온상」으로 그대로 도사리고 있으면서 앞으로도 계속 지방정가에 영향을 미칠 것 같다. <박석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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