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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일본 드라마 주연 맡은 김윤경

중앙일보

입력

귀엽고 깔끔한 인상에 통통한 볼이 인상적인 탤런트 김윤경(25)이 오는 2월 일본에서 방송될 아사히TV의 특집드라마 「결혼의 조건」에 주인공으로 출연한다.

「결혼의 조건」은 2002년 한ㆍ일 월드컵을 앞두고 아사히TV가 한국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제작한 4부작 특집 드라마. 황금시간대인 주말 오후 8시에 방송될예정이며 방영날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서로 사랑하는 한국 여성과 일본 남성이 갖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결혼에 '골인'하기까지의 과정을 담아낸다.

"지난해는 온통 이 드라마에만 정신이 팔려 있었어요. 저 때문에 한국인을 대하는 일본인의 인상이 나빠져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일했거든요."

지난해 4월 오디션을 통해 캐스팅될 당시 김윤경은 일본어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상태였다. 하지만 그는 6개월여에 걸친 촬영기간 동안 하루 2시간씩만 자는 강행군 속에 일본어를 마스터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현재는 일상적인 대화를일본인들과 자유롭게 할 수 있을 정도로 일본어에 능숙해졌다.

김윤경이 느낀 일본 드라마 제작과정의 특징은 철저함. 6개월 전에 확정된 촬영스케줄에서 한치의 어긋남도 없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것을 보고 감탄을 금할 수없었다고 한다. 연기자에 대한 사려깊은 대우도 한국과는 큰 차이가 있었다고.

"모든 스태프와 동료 연기자들이 친절하게 대해줘서 고마웠어요. 촬영 초기에일본어는 단 한마디도 못하는데, 억지로 대사를 외우느라고 무척 힘들었거든요. 그런데 모두 제 어려움을 이해하고 성심성의껏 도와주더라구요."

김윤경의 상대역은 일본의 인기 아이돌그룹 스마프(SMAP)의 멤버인 이나가키 고로. 빼어난 미남인 그는 일본열도를 들끓게하는 인기스타다. 하지만 실제 성격은 차갑기 그지 없어 촬영장에서도 혼자 동떨어져 조용히 앉아있기만 했다고 한다.

"처음 한달 동안은 서로 한 마디도 하지 않았어요. 그러다가 제가 하도 답답해서, 안되는 일본어로 '만날 인상쓰고 있으니까 참 못생겨 보인다'고 이야기했죠. 그러자 너털웃음을 지으며 '나한테 못생겼다고 이야기한 사람은 네가 처음'이라고 대꾸하더군요. 그 다음부터 친해졌어요. 지금도 연락하고 있구요."

김윤경이 일본에서 드라마를 촬영하는 과정에서 안타까웠던 것은 일본인들이 한국과 한국인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것이 너무 많다는 것. 심지어 「결혼의 조건」의 대본조차 한국의 모습을 60~70년대의 것으로 그려놓아 당혹스러웠다고 한다. 결국에는 김윤경이 작가에게 강력하게 항의, 현실적인 한국의 모습이 드라마에 담길수 있었단다.

"저를 비롯해서 몇몇 한국 연예인들이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한국에 대한 일본인의 그릇된 인식을 바로잡는 일에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될 것 같아요. 그런 만큼 어깨가 무겁지요." 지난해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결혼의 조건」을 촬영하느라 정작 국내 드라마에는 신경을 쓰지 못했던 김윤경은 새해 들어서는 국내 시청자에게도 인정받는 연기자로 거듭나고 싶어했다.

그는 오는 2월 3일부터 방송될 MBC 일요아침드라마 「사랑을 예약하세요」에서주인공 장승리(김채연 분)와 삼각관계를 이루는 호텔 객실부 직원 김민영 역을 맡아시험대에 오른다.

"전문대를 졸업했다는 콤플렉스 때문에 무슨 일에서건 4년제 대학을 나온 직장동료 승리를 이기려고 하는 인물이에요. 어떻게 보면 얄미울 수도 있지만 아침드라마인 만큼 그런 모습을 최대한 밝게 그려보려고 해요."

지난 98년 SBS 오락프로그램 「좋은 친구들」의 패널로 데뷔한 김윤경은 "공짜!"를 외치는 한 이동통신업체의 CF로 이름을 알렸으며, 이후 「사랑해 당신을」「팝콘」「가을에 만난 남자」「학교Ⅳ」등의 드라마에 출연했다. (서울=연합) 최승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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