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계 숙원 이룬 '스포츠' 인정

중앙일보

입력

대한체육회가 25일 바둑을 사실상 스포츠로 인정함에 따라 바둑계의 숙원이 이뤄졌다.

한국기원을 주축으로 바둑계는 그 동안 두뇌경기도 스포츠로 보는 게 세계적 추세이고 규칙은 물론 경쟁에 따른 결과가 분명한 데다 기록성과 공정성도 뛰어난 바둑이야말로 스포츠의 목적에 부합된다며 바둑의 체육 전환을 강력히 원했다.

바둑인들의 이 같은 바람은 중국과 북한이 바둑을 이미 체육의 정식 종목으로확정, 경쟁력을 키우고 있는 사실도 한 몫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기원은 '바둑의 체육전환을 위한 100만인 서명운동'도 전개했고 공청회도 여는 한편 바둑의 스포츠화에 대비, 위성방송 사업권도 획득하는 등 노력을 기울인 끝에 마침내 결실을 본 것이다.

이로써 초.중.고교의 바둑부 창설 등 바둑 저변 확대와 함께 바둑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을 더욱 끌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셈이다.

물론 바둑이 완전한 스포츠가 되기위한 마지막 관문인 대한체육회 가맹단체 가입과 문화관광부 예술국에서 체육국으로의 바둑 소관 부서 이관 작업이 남아 있긴 하지만 연말까지 무리없이 해결될 것으로 바둑계는 낙관하고 있다.

바둑이 가맹단체로 정식 인정되면 많은 변화가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전국체육대회나 소년체육대회에서 바둑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고 초.중.고교 등의 바둑부 창설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일부 유망주만 연습생 신분으로 한국기원에 적을 두는 현재와는 달리 체육특기생으로 상급학교에 진학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또 프로기사와 아마추어 강자들도 각급 학교 바둑부와 나아가 실업팀의 감독,코치로 임명되는 등 활동 영역의 확대와 함께 일정한 국고 지원속에 국제대회에 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뿐만 아니라 현재 인기를 끌고 있는 어린이 바둑교실도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바둑 관련 체육지도자 자격증 취득제도도 신설될 것으로 점쳐진다.

한국기원 관계자는 "바둑의 스포츠 인정은 국민들이 애정을 쏟아준 결과"라며 "중국과 함께 2008 베이징올림픽에 바둑이 시범종목으로 채택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 박재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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