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스타, 게이머에 따라 패턴 달라져 지루한 줄 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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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가 북미 시장을 겨냥한 온라인게임(MMORPG) ‘와일드스타’를 올해 말 출시할 계획이다. 2005년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인수한 카바인 스튜디오가 개발을 맡았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스튜디오에서 게임 캐릭터로 분장한 와일드스타 개발자들이 성공을 다짐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제공]

덴마크 출신의 미래학자 롤프 옌센은 “꿈과 감성이 지배하는 21세기에는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스토리텔링이 부를 창조하는 원동력”이라고 예언했다. 스토리텔링의 첨단에는 게임이 있다. 특히 플레이어에 따라 이야기가 끊임없이 확장되는 온라인게임(MMORPG)에는 그 무엇보다 풍부한 스토리텔링이 존재한다. 한국은 온라인게임의 강국이다. 엔씨소프트가 1998년 첫선을 보인 ‘리니지’ 시리즈는 지금까지도 인기를 끌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한 단계 더 진화한 온라인게임 ‘와일드스타’를 올해 말 선보인다. 미국 LA 근처에 위치한 카바인 스튜디오가 개발을 맡았다. 엔씨소프트는 2005년 이곳을 인수했다. 100여 명의 개발자가 2년여 동안 다듬은 와일드스타는 북미 게임시장에 한류 열풍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이달 초 카바인 스튜디오에서 제러미 가프니(43·사진) 총괄 프로듀서를 만나 와일드스타에 대해 물었다.

 - 기존 온라인게임과 뭐가 다른가.

 “우리는 모두 게임 폐인이다. 일단 우리가 재밌어야 한다. 그런데 아무리 재밌는 게임이라도 계속 하다 보면 같은 패턴이 반복되면서 지루해진다. 와일드스타는 아니다. 플레이어에 따라 게임이 완전히 달라진다. 매번 새로운 게임을 경험할 수 있다.”

 - 어떻게 그것이 가능한가.

 “게임을 시작하면 캐릭터를 만들어야 한다. 두 개 진영(엑사일·도미니언) 중 하나를 선택하고, 각 진영에 속한 4개의 종족을 고른다. 그리고 워리어·스토커 등 최대 6개의 계급을 선택한다. 다시 말해 마흔 개가 넘는 캐릭터가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여기까지는 다른 게임과 마찬가지다. 와일드스타만의 강점은 ‘패스(경로)’에 있다. 패스는 플레이어 자신의 캐릭터 성격을 의미하는 동시에 어떤 스타일로 게임이 전개될지를 결정해준다.”

 - 패스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달라.

 “심리학자 리처드 바틀의 연구에 따르면 온라인게임 플레이어의 유형은 네 가지로 나뉜다. 탐험가·군인·과학자·정착민이다. 예를 들어 내가 게임을 할 때 전투를 즐긴다면 패스로 군인을 선택하면 된다. 주로 괴물과 맞서싸우며 레벨을 올리는 식으로 게임이 전개된다.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강하다면 탐험가나 과학자를 고를 수 있다. 와일드스타의 핵심 모토는 ‘당신이 원하는 방법으로 게임을 즐겨라’라는 것이다.”

 - 게임의 폭력성에 대한 우려가 많다.

 “언제나 새로운 미디어가 나오면 사회는 이를 싫어하고 두려워한다. 게임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게임을 통해 협력하는 법을 배우는 등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어렸을 때 친구 집에서 새벽 4시까지 게임하다가 친구 아버지한테 엄청 혼난 적이 있다. 하지만 게임에 대한 관심이 컴퓨터에 대한 흥미로 이어져 대학도 그 분야를 택하게 됐다(그는 미국의 명문 브라운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다). 22세에 게임회사를 차렸는데, 첫 투자자가 바로 그 친구 아버지였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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