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대한경협기구 창립총회의 폐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13일「파리」에서 열리고 있던 대한국제경제협의체(IECOK)창립총회는 폐막성명을 발표함으로써 정식으로 그 구성이 내외에 천명되었다.
세계은행(IBRD)의 주선으로 마련된 이 기구는 미국·일본·서독 등 9개국이 회원국으로 되어있으며 앞으로 제2차 5개년 계획에 소요될 외자 중 투자 우선 순위가 높은 중요사업에 투입될 외자를 지원해주는 것을 주목적으로 하여 탄생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로써 그동안 미국·일본 및 서독을 중심으로 하던 편중된 외자도입이 형식상으로는 훨씬 다변화하게 되었으며, 외자의 편중에 따른 정치적·경제적 끄나불도 그만큼 약화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또 이와 아울러 IECOK의 발족은 한국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구라파지역에까지도 전파시킬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높이 평가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발족하게된 IECOK가 이른바「콘서시엄」이 아니라 단순한 차관관계국의 협의체임을 생각할 때 우리가 이것으로부터 공동차관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것이며 차관교섭은 여전히 개별적인 접촉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차관 도입에 따른 정치적·경제적 끄나불이 IECOK의 형성으로 해소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속단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더우기 회원국의 주축은 미국·일본·서독이라 할 수 있는데 미국이나 서독의 국제수지상황이나 국내정세변동으로 대외원조를 강화하기보다는 오히려 삭감해야할 입장에 있으며 일본의 경우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비난하고 있듯이 대외원조를 고리화·상업화시키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므로 현재 수준이상의 차관을 기대할 수도 없거니와, 외자도입의 구성에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할 수는 도저히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IECOK는 그 폐막성명이 밝히고 있는바와 같이『최근 한국경제계획의 추진 및 과업은 인상적이다』또는『현재의 한국의 경제계획은 미래의 경제발전을 위한 적절한 기틀을 마련했다는데 합의했다』는 등 다분히 외교 사령적인 것으로 끝난 것 같은 인상을 주고 있으며 정기적인 회의 개최도 결정하지 않고 잠정적으로 68년 초에 다시 회합을 갖기로 한데 그쳤다.
이와 같이 비록 IECOK가 구성되었다고는 하지만, 그 성격이나 전망이 모호하기 때문에 장 기획원장관은 대한국제원조단과 같은 것이 만들어지기에 앞서 우선 각 사업별로 몇 개국이 공동차관단을 구성하는 식으로 별도 구성되어야 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고 전하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
따라서 IECOK의 탄생으로 외자도입의 성격이나 구성이 변화하여 부담이 적은 외자가 풍부히 들어와 경제개발을 촉진시킬 것이라는 기대는 비현실적이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오히려 오늘의 국내경제정세로 보아서는 외자도입의 강화보다는 국내경제체제의 합리화가 더욱 시급한 것으로 보이는 것이므로 국내경제능력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부담이 적고 끄나풀이 없는 외자를 도입한다는 뜻에서 IECOK를 활용해야할 것임을 강조하고 싶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