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만화 일본보다 역동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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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부터 제30회 국제 만화페스티벌이 열리고 있는 프랑스 남부 소도시 앙굴렘에서 한국 만화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한국은 올해 행사의 주빈국(Guest of honor)으로 세번째 초청국이다. 앙굴렘 시내에서 가장 목이 좋은 생 마르샬 광장에 1백평 규모로 마련된 독립 전시장에는 외국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1980년대를 장식한 이현세의 '까치', 허영만의 '이강토', 김수정의 '둘리'에 이어 90년대 이후 한국 만화를 이끌고 있는 젊은 작가 19명의 작품전을 통해 '만화 한국'의 힘을 실감하는 듯했다.

이날자 리베라시옹지는 '한국의 창'이란 제목으로 한국 만화에 대해 한면의 3분의 2를 할애하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일본 만화를 소개해 온 피카에디시온 출판사의 뱅상 줄코프스키 편집인도 한국 행사장에서 "한국 만화가 일본 만화보다 더 역동적인 것 같다"며 "특히 양경일의 '신암행어사' 등은 바로 출판하고 싶은 작품"이라고 말했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저명한 만화가의 전시 행사였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해 대상을 받았던 프랑수아 스키텐. 그는 앙굴렘극장 2층에서 작품전을 열고 '어두운 도시들''우르비캉드의 열병'등 자신의 대표작을 선보였고, 날카로운 사회 풍자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장 마크 레제르전 역시 눈길을 모았다. 토르갈 시리즈로 국내에도 알려진 그레그 로진스키 회고전, 만화의 역사를 정리한 '상상박물관'도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페스티벌이 열린 인구 10만의 이 작은 도시는 온전히 '만화도시'로 변했다. 현지에는 이번 한국 특별전 행사를 주관한 문화콘텐츠진흥원 서병문 원장을 비롯, 문화관광부 및 서울 애니메이션 관계자와 세종대 이두호 교수, 한국예술종합학교 박재동.주완수교수 등 만화가와 학생 등 1백여명의 한국인들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앙굴렘=정형모 기자 h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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