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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모엔지니어링 공장 새마을운동 덕 협력사 매출 21% 늘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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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굴착기 부품업체인 대모엔지니어링의 이원해(57) 회장은 요즘 입가에 미소가 가시지 않는다. 이 회장은 기계산업동반성장진흥재단과 함께 2011년과 지난해 협력업체 8곳에 500만원씩 지원했다. 민간 자율의 상생협력 프로그램인 ‘스마트 공장 만들기’ 운동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이 운동은 수십억원을 투자하는 연구개발사업과는 달리 적은 비용으로 협력사의 생산라인 재배치, 공장 환경 개선 등을 지원하는 일종의 ‘공장 새마을 운동’이다.

 이 회장은 “지저분하고 더러웠던 협력회사의 공장이 깨끗해지니 품질 불량 문제가 급격히 개선됐다”며 “협력업체 제품의 품질이 좋아지니 대모엔지니어링의 경쟁력도 크게 올라갔다”고 11일 말했다. 이 운동으로 협력업체의 불량률은 73% 감소했고 매출은 21%나 증가했다. 덕분에 대모엔지니어링의 제품 생산기간이 40일에서 35일로 단축됐으며 납기준수율도 70%에서 90%로 크게 뛰었다.

 대기업의 1차 협력회사인 대모엔지니어링은 지난해 매출이 640억원에 달하지만 전체 제조 공정의 60%가량을 직원 10~20명 남짓한 2~4차 협력회사에 의존한다. 대모엔지니어링에 부품을 납품하는 용선정공의 권오흥 대표는 “아내와 딸이 먼저 나서 공장 화장실 청소를 시작하니 이를 본 직원도 깨끗한 공장 만들기에 동참했다”며 “공장 환경이 좋아진 뒤 이직률이 크게 떨어졌다”고 말했다.

 윤상직 지식경제부(산업통상자원부로 개편 예정) 장관이 취임 후 첫 현장 방문지로 이 회사를 선택한 것도 적은 돈으로 거둔 큰 실적 때문이다. 윤 장관은 이날 대모엔지니어링을 방문한 자리에서 “눈에 보이는 손톱 밑 가시는 규제지만 기업이 느끼지 못하는 손톱 밑 가시는 혁신하려는 정신”이라며 “2~4차 협력사 같은 풀뿌리 기업의 상생을 위해 정부 차원의 정책을 펴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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