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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인피아니스트 전태남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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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맹인이「피아노」를 연주한다. 암흑속에서 선율이 파열한다. 맹인연주가에겐 그것이빛이다. 그는 「선율의빛」속에산다. 맹인김태남군 (22세) 은「피아노」에서 빛을찾은 사람이다. 오는12월2일하오7시그의 「피아노」 독주회가 연세대대강당에서 열린다. 맹인의「피아노」독주회가 열리긴 우리나라에서 처음이다. 성악가는있었지만 기악을 하는맹인은 없었다. 김태남군은 20여곡의 「레퍼터리」 를 갖고있다.
그의 첫공연은 명상적이며 격정적인 「레퍼터리」로 조화를이루었다. 「바흐」의『전주곡과「푸가」2번』등 모두 6곡으로엮어진다. 김군이 「피아노」에 탐익한지는 올해 8년째가된다. 그는 1살때 실명을해서 빛에 대한 기억은 전연 없다. 14살되던해부터 그는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다. 악보를 보고 건반을 두드라는 「레슨」 이 아니었다. 악보를 독학으로 낱낱이 암독하기란 『뼈를 깎는 고통이있다』 고 김군은 말한다.
악보는 외국에서 수입한 것이어서 해제를 터득 하기란 더욱 어려운 일이었다. 『입체적으로 되어있는 악보를 평면적인 점자로 암기해야 하는것은 실로 눈물겨운 노력이 필요했다』 고 그는 울먹인다.
김군은 현재 연세대 음대 기악과 3년에 재학중이다.
장보원교수의 사사를 받는다. 홀어머니를 모신 그는 C·C·F (기독교아동복리회) 에서 장학금을 받고있다.
앞으로의 포부는 『훌륭한 연주가가 되는것, 그리고 맹인들에게 예술의빛을 주는것』. 각고의 노력을 쌓는 초년 음악가이지만 그의 표정은 평온하고 다감한 서정적인 분위기를 갖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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