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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국 대표하는 선승은? 19명 인터뷰 모은 『진광불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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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미산 스님(左), 일운 스님(右)

이름난 선승(禪僧)들의 수행담이나 인터뷰를 묶은 책들이 심심찮게 출간된다. 어렵게만 느껴지는 불교의 세계를 알기 쉽게 소개하려는 노력이다.

백련불교문화재단 유철주(35) 기획팀장이 낸 『진광불휘(眞光不輝)』(담앤북스)는 기획의도가 유사한 여타 책들과 빛깔이 조금 다르다.

 보다 현장감이 있다고 할까. 10년 넘게 불교계 언론사, 조계종 총무원 등에서 일한 경험과 인맥을 바탕으로 지금 현재 불교계를 이끌어가는 스님들을 인터뷰 자리로 불러 냈다.

 책에는 모두 19명의 선승이 등장한다. 해박한 교학(敎學·경전 공부) 지식과 참선 경험을 바탕으로 수행 대중화에 힘쓰고 있는 서울 상도선원의 미산 스님, 경북 울진의 ‘오지’에서 씩씩하게 비구니 사찰인 불영사를 이끌고 있는 일운 스님, 참선 이론에 관한한 둘째 가라면 서러울 문경 한산사의 월암 스님, 부처님 당시의 초기 경전인 ‘니까야’ 완역이라는 원력을 세운 각묵 스님, 불교 대중화의 선두 주자라고 할 만한 미국의 혜민 스님 등등. 묵묵하게 또는 화사하게 수행 정진하는 스님들을 모았다. ‘참된 빛은 번쩍이지 않는다’는 책 제목과 달리 이미 은은한 빛을 발하는 스님들이 여럿이다. 조계종의 묵직한 중진들을 묶은 ‘우리 시대 불교 인물지도’다.

 인터뷰의 색깔도 제각각이다. 가령 전남 곡성 성륜사 주지 무상 스님 인터뷰는 전문적인 불교 용어가 많이 나와 얼핏 난해하다. 스님의 인터뷰 발언을 가감 없이 옮긴 탓일 게다. 일반인에게 좀 어렵다 싶지만 스님의 말씀을 곱씹어 읽다 보면 중중무진(重重無盡), 아득한 깊이의 불교 세계가 통쾌하게 다가온다. 반면 문경 대승사의 철산 스님 인터뷰에서는 도자기를 구우며 수행하는 스님의 담백한 일상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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