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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십계명’실천하니 학생 만족도 껑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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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청소년 인성 형성 과정에서 교사는 ‘제2의 부모’ 역할을 한다. 충남대 천세영(교육학) 교수는 “대다수 학생에게 교사는 부모에 이어 가장 자주 맞부딪치는 어른”이라며 “자연스럽게 교사의 일거수일투족을 눈여겨보게 된다”고 말했다. 홍익대 서정화(교육학) 명예교수(홍익사대부고 교장)는 “청소년은 수업에서 가르치는 내용뿐 아니라 교사의 생활 태도, 말투, 걸음걸이까지 배우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교사는 학생의 사고방식은 물론 예절 실천에도 영향을 미친다. 숙명여대 리더십교양교육원 김경아 교수가 2010년 서울·경기도 지역 고교생 360명을 조사한 결과 도덕성을 갖추고 타인을 배려하는 리더십(서번트 리더십)을 발휘하는 담임교사를 둔 학생은 그렇지 않은 학생에 비해 긍정적인 사고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인사·식생활·공중도덕·가정예절 등 각종 생활예절도 보다 잘 실천하고 있었다. 김 교수는 “타인을 포용하는 교사의 모습이 ‘역할 모델’이 되어 청소년 스스로 이를 배우고 행동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학생에게만 규칙·예절 준수를 요구하지 않고 교사가 솔선수범하는 학교가 늘고 있다. 광주광역시 광산구 월봉초의 모든 교탁엔 ‘교사 십계명’이 부착돼 있다. 지난해 이 학교 교사들이 교사회의를 통해 채택한 열 가지 다짐이다. ‘학생에게 밝게 웃으며 대한다’ ‘철저한 준비로 수업에 임한다’ ‘규칙을 어긴 학생은 정해진 규칙에 맞게 훈육한다’ 등이다. 3학년 담임인 김선행 교사는 “조회·종례·수업을 시작하기 전 교탁의 십계명을 읽고 어긴 게 없는지 스스로 되돌아본다”고 말했다.

 월봉초에 따르면 ‘교사 십계명’ ‘사제 동행’(교사·학생 공동체험) 등이 시작된 뒤 학생의 학교생활 만족도(85.5%, 2012년 11월)는 이전(2012년 4월)보다 17.2%포인트 높아졌다. 서 명예교수는 “ 교사가 아이들에게 애정과 관심을 갖고 본분인 수업과 생활지도에 충실한 것이야말로 인성교육의 기본”이라고 말했다.

천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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