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사진작가들의 결과물을 중간 점검하기 위한 '중간보고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박진영 사진전 '방랑기'가 2일부터 5월 9일까지 부산 중동 고은 컨템포러리 사진미술관에서 열린다.
박씨가 20여년 간 발표했던 '386세대' '서울.. 간격의 사회' '아르바이트' '도시소년' '사진의 길' 등에서 신작 '방랑기'까지 만나볼 수 있는 중간회고전이다. 현장에서 '결정적 순간'을 찾았던 다큐멘터리 형식에서부터 사건과 거리를 두어 관조하는 형식으로 변화한 박씨의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다.
특히 2012년 발표한 '사진의 길'에서 보여줬던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재해 현장을 촬영한 사진은 냉정하게 관조해 기록하고자 한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신작 '방랑기'는 동일본 대지진 이후 후쿠시마와 미야기현의 벼룩시장 · 고물상에서 구한 사물들을 포함한다. 문영민 메사추세츠 주립대 교수는 이 사물들을 "쓰나미라는 혹독한 시련을 견뎌내고 잔존한 것, 버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선택 받은 것들에 대한 존재론적 성찰"이라고 봤다. 또 "작가가 대형 필름카메라를 고집하는 것에도 관계가 있다"며 "디지털 시대에 쉽게 찍고 지워버리는 무수한 조작된 이미지의 소비에 대한 저항적 의지로 본다"고 평가했다.
전시는 총 40여 점의 사진으로 구성되며, 3월 23일과 5월 4일에는 작가와의 대화도 마련돼 있다. 무료. 051-744-3933. [사진=고은 컨템포러리 사진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