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스웨덴 등 유로화 가입 여론 높아져

중앙일보

입력

유럽연합(EU)15개 회원국 가운데 아직 단일통화 유로에 가입하지 않고 있는 영국.덴마크.스웨덴 등 3개국에서 유로 가입 지지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4일 여론조사기관인 MORI의 조사결과를 인용, 영국 5백대 기업 간부들 중 59%가 유로 가입에 찬성했으며, 반대는 36%에 불과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2000년 말 실시했던 조사에서 찬성과 반대가 44%로 같게 나타났던 것과 비교할 때 커다란 변화다.

일반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도 반대여론이 점차 수그러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다른 여론조사기관인 NOP가 최근 성인 1천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유로 가입에 반대하는 사람은 1년 전보다 9%포인트 감소한 52%로 나타났다.

전문가들 중에는 이런 조사결과를 근거로 앞으로 영국이 유로 가입문제를 국민투표에 부칠 경우 유로 가입을 원하고 있는 블레어 정권이 승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영국 정부는 현재 당초 일정보다 빠른 내년 6월쯤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현지 보도가 나오고 있다.

스웨덴도 비슷하다.스웨덴에서는 지난 주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유로 가입을 찬성하는 국민들이 51%로 반대(44%)를 앞섰다.

1년 전에는 반대가 64%에 달했었다. 이에 고무된 요란 페르손 총리는 내년 초 국민투표를 실시해 가결될 경우 2005년에 유로 경제권에 가입하고 2006년부터 유로를 단일통화로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국민투표에서 반대가 51%로 나타나 EU를 실망시켰던 덴마크도 최근 상황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 53%의 국민들이 유로 전환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덴마크는 올 하반기부터 순번제로 돌아가는 EU 의장국을 맡게 되는데, 이것도 유로가입 분위기를 고조시키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영국 등 3개국의 이같은 여론변화는 올 1월 1일부터 직접 통용된 유로화의 성공적인 착근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영국의 재계 지도자들은 최근 더 타임스에 보낸 성명서에서 "이른 시일 내에 유로화에 가입하지 않을 경우 경기악화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파리=이훈범 특파원,서울=윤창희 기자 cielble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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