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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어른들도 어릴땐 똑같았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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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을 맞아 자녀가 읽을 만한 위인전을 추천해달라는 부모들이 의외로 많다. 어떤 기준으로 골라줘야 할까를 판단하기 위해 먼저 위인전이란 단어부터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과거의 위인전들은 '뛰어나고 훌륭한 사람'이란 틀에 갇혀 특별한 사람의 특별한 이야기를 담으려 했다. 하지만 요즘엔 출판사들조차 '위인전' 대신 '인물 이야기'란 말을 쓴다.

'어린이도서연구회'의 이송희 사무총장의 말을 들어보자. "인물 이야기는 한 사람의 삶을 통해 당시의 사회상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작가가 어떤 역사관과 사회관을 갖고 썼는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문제는 역사적 맥락 속에 제대로 쓰여진 인물 이야기는 초등학교 저학년 이하의 어린이에겐 다소 어렵다는 것.

따라서 이들에겐 일화 중심의 짤막한 이야기들을 권한다. 또 정치적.과학적 업적을 강조한 책보다는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이나, '더불어 사는 삶'에 충실했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좋다.

이런 점에서 저학년 이하가 볼 만한 인물 이야기로는 웅진닷컴의 그림책 『까만 나라 노란 추장』,지식산업사의 『뚱보 방정환 선생님 이야기』, 우리교육의 『새박사 원병오 이야기』 등이 있다.

4학년 이상에겐 창비아동문고에 들어 있는 『백범 김구』 등이나 사계절의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보는 우리시대의 인물이야기' 시리즈, 산하의 『이봉창』 등이 권할 만하다. 최근 출간된 인물 이야기 시리즈 중에도 관점이나 형식면에서 주목할 만한 책들이 적지 않다.

◇ '여성 인물 이야기'/박정희 글,오영아 등 그림/아이세움/각 권 7천 5백원

여성, 그것도 근대 이후의 여성을 다룬 책 자체가 드물었다는 점에서 가산점을 줄 만한데다,인물 선택에 있어 나름대로 작가의 사회관이 명확히 느껴진다.

남녀 차별이 엄연한 현실을 뚫고 여성들의 인권을 위해 살았던 이들이나, 남성만의 직업이었던 것에 최초로 도전해 여성의 사회 진출에 기폭제가 됐던 인물들을 보여준다.

현재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변호사 이태영』 『최초의 여성 참정권 운동가 수잔 B. 앤터니』 『최초의 여성 유엔 인권위원장 엘리너 루스벨트』까지 나왔다.

◇ '꿈을 이룬 사람들의 별난 이야기'/권수진 글, 최달수 그림/어린이중앙/각 권 6천5백원

우리 아이들이 들어봤음직한 동시대 인물들을 위주로 짤막한 이야기를 묶었다. 어릴 땐 평범하다 못해 어떤 면에선 또래에 비해 열등하다는 소리도 들었지만 뭔가 꿈을 가지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했던 인물들을 모았다.

1권 『상식을 넘은 청개구리』편에 만화가 이현세, 농구 선수 마이클 조던 등을 담은 데 이어, 『신념을 지킨 외톨이』편에선 우장춘 박사, 영화감독 찰리 채플린 등을, 『세상을 밝힌 등대지기』에선 김수환 추기경, 과학자 스티븐 호킹 등을 다루고 있다.

◇ '만나 보고 싶어요'/사회평론/각 권 7천원

만화 형식이지만 내용은 고학년부터 중학생 정도가 볼 만한 책이다. 각 권마다 다른 작가들이 글과 그림을 맡았는데, 만화 자체의 개성은 느끼기 어렵지만 재질이나 편집은 깔끔하고 고급스럽다.

『컴퓨터 황제 빌 게이츠』 『총을 든 의사 체 게바라』 『록의 영원한 신화 비틀스』까지 나왔고, 『일본 애니메이션의 신 미야자키 하야오』 『은빛 바퀴의 성자 랜스 암스트롱』등이 이어질 예정. 부록으로 각 인물을 이해하기 위한 역사적 배경이나 용어해설 등을 담은 점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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