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수시모집서 논술부활 검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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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가 지난해 입시부터 폐지했던 논술고사를 올해 수시모집에서 다시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 방안이 확정되면 논술고사 폐지를 전제로 서울대 수시모집에 대비해온 수험생들이 혼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입시관계자는 8일 "서류심사와 심층면접 2단계로 이뤄지는 현행 수시모집 전형방법을 보완하기 위해 논술고사를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고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대는 모집단위별 특성에 맞는 논술고사와 적성검사를 함께 실시하는 '특기적성테스트 (가칭)' 를 만들 계획이다.

특기적성테스트는 ▲언어논술 ▲논리논술 ▲수리논술 ▲과학논술 등 4∼5가지 유형으로 나눠 해당 모집단위군에서 필요한 유형을 선택, 수험생을 평가하며 주관식을 위주로하되 이공계 등 일부 모집단위에서는 객관식도 포함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측은 특정 교과목에 대한 단편적 지식을 묻는 지필고사 형태는 지양하되, 통합적 사고력을 심도있게 평가할 수 있는 문제를 출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객관식 형태의 적성검사는 일정 정답없이 선택한 답안마다 점수를 다르게 배점하는 식으로 실시해 실제 반영비중은 최소화하는 대신 해당 수험생의 입학후 진로 결정에 있어 참고자료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서울대는 경시대회 수상경력.추천서.자기소개서 등 비교과 평가와 심층면접을 강화함으로써 다양한 적성 개발과 인성교육을 장려하겠다는 취지로 2001학년도까지 실시했던 논술고사와 지필고사를 2002학년도 입시부터 완전히 폐지했었다.

그러나 지난해 한차례 치룬 수시모집에서 1단계 서류심사만으로는 변별력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서류심사에 논술고사.적성검사를 추가해 1단계 합격자부터 우수한 학생을 가려내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또 2단계에서 1단계 점수를 전혀 반영하지 않았던 현행 '제로베이스' 평가방식을 바꿔 1단계에서 실시한 논술.적성검사 점수를 2단계 심층면접 점수와 합산해 최종 합격자를 뽑는 방안도 고려중이다.

2002학년도 수시모집 정원은 서울대 신입생 정원의 30%인 1천1백70명이었고 5천9백71명이 지원했었다.

이무영 기자 <m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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