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스타열전 (73) - 브라이언 자일스(1)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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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새롭게 텍사스 레인저스의 단장으로 부임하게 된 존 하트는 메이저리그에서 능력을 인정받는 단장 중 한 명이다. 그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서 단장으로 일하면서 별볼일 없던 인디언스를 5년 연속 지구우승을 차지하는 팀으로 변모시켰다.

그렇지만 존 하트라 할지라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외야수 브라이언 자일스(30)만 생각한다면 당장 소화불량에 걸릴지도 모른다.

팜의 최고 유망주였던 자일스를 1999년 좌완 불펜투수 리카르도 링콘(31,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을 댓가로 파이어리츠로 보냈던 트레이드는 결과적으로 하트의 화려한 경력 한구석에서 가장 멍청한 짓으로 기록되고야 말았다.

지난시즌 파이어리츠는 그야말로 내셔널리그의 동네북에 불과했다. 리그승률 최하위(62승 100패, .383), 팀타율 리그 최하위(.247), 팀 방어율 리그 15위(5.05).

그런 최악의 상황에서 자일스의 고군분투는 가히 눈물겨울 정도였다. 99년 인디언스에서 파이어리츠로 트레이드된 이래 자일스는 풍랑을 맞아 완전 부서진 해적선을 홀로 지키는 선장이나 다름없었다.

타율 .309, 37홈런, 95타점 등 지난 2001시즌에 그가 보여준 활약은 비록 팀의 몰락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인정되어야 하는 부분이다. 특히 99년 이래 3년연속 3할타율과 30홈런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은 더우기 간과되어서는 안된다.

1971년 1월 20일 캘리포니아의 엘 카혼에서 태어난 자일스는 89년 그래나이트 힐스 고등학교 졸업후 인디언스에 17라운드에 지명되면서 프로의 세계에 뛰어들었다.

아마시절 그리 주목을 받지 못한 자일스는 프로에 들어서도 그리 순탄치만은 않았다. 나름대로 마이너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보였지만 하트 단장의 작품인 클리블랜드의 팜에는 유망주들의 경쟁이 치열했고 그가 빅리그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했다.

결국 오랜 기다림끝에 자일스는 1995년 9월 16일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경기에 좌익수로 선발출장하면서 꿈에 그리던 빅리그에 입성할 수 있었다.

그 경기 두번째 타석에서 상대팀 선발투수 '로켓맨' 로저 클레멘스(39,현 뉴욕 양키스)로부터 안타를 쳐내면서 뜻깊은 메이저리그 첫안타도 기록하게 된다. 그러나 96년까지도 그는 메이저리그와 트리플A를 오락가락해야만 했다.

9년간의 마이너리그 시절동안 .305의 타율을 기록했던 자일스는 1997년부터 본격적으로 풀타임 메이저리거로 발돋움하였다. 그렇지만 당시 인디언스의 올스타급 외야진 사이에 그의 자리는 없었다.

데이빗 저스티스(35,현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케니 로프턴(34,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매니 라미레즈(29,현 보스턴 레드삭스)로 이어지는 당시 인디언스의 외야는 당대 최강이었고 자일스는 백업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그러나 97, 98년 2년동안 주로 대타와 지명타자, 교체외야수로 매년 100경기 이상 출전하면서 33홈런, 127타점, 평균타율 .268의 비교적 좋은 기록을 남기면서 차세대 중심타자로 기대를 모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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