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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의 제전과 협동 정신의 진작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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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제47회 전국 체육 대회가 어제 전야제에 이어 오늘 상오 11시, 마니산 **성대에서 운반되어 온 성화가 「메인·스터디움」성화대에 점화됨으로써 그 현란한 막을 열었다.
오늘부터 15일까지 6일간에 걸쳐 열리는 이 민족의 체전에는 전국 12개도·시와 재일 교포를 대표한 약1만 4천 명의 임원·선수가 참가한다. 그 동안 서울 운동장 육상 경기장의 확장 공사와 야구장의 「나이터」(야간 조명)공사는 「피치」를 올렸었고 국체사상 최대의 제전을 마련하느라고 모든 준비는 방대한 인원과 경비를 뒤따르게 하였다. 그래서 선수들은 서울·장충·효창 3개 운동장과 여타 26개 보조 경기장에 마련된 새로운 시설과 좋은 조건 아래서 힘껏 그들의 체력과 묘기를 겨룰 수 있게 되었다. 수여될 「메달」수만 해도 1천5백 개를 헤아린다 하니 이번 대회의 규모가 얼마나 웅대한 것인가를 짐작하고도 남음이었다.
그러나 이 민족의 제전은 그런 시설이나 규모의 대소만으로 결정적인 성공 여부를 판가름 할 수는 없다. 그야말로 지·인·용의 제전이 되고 전국민적인 문화의 제전이 되려면 선수 개개인의 덕성과 「스포츠」에의 순수한 정열이 보다 주축이 되고 있어야 한다.
물론 이 역사적인 대회를 통해서 우리가 국가 대표급 선수를 새로 개발하고 전「스포츠」인구의 동태와 실력을 정화하게 파악하여야 할 필요는 절실하다. 또 좋은 기록을 다투어 세워, 다가오는 12월의 「방콕」「아시아」경기 대회와, 나아가 68년의「멕시코·올림픽」에 대비하여야 할 일도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가 서둘러 3만 5천을 수용하는「메인·스타디움」확장 공사를 하고「나이터」시설을 한 것은 모두가 그 목적 때문인 것만은 아니다. 이번 체전의 구호가 일러주듯 우리는「새 희망 알차게 보다 힘차게」성장하고 발전하는 계기를 이 체전에서 찾아야 한다는 기본 목적을 잊을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제47회 전국체전이 첫째로 국민 단합의 선도적인 구실을 다하여 줄 것을 바란다.
그리고 둘째로는 「스포츠」근대화 과정에 있어서의 좋은 본보기가 되기를 바란다. 물론 「스포츠」의 근대화 문제에 있어서는 선수와「코치」의 자질 향상 문제, 그리고 과학화 문제 등이 앞설 줄 안다. 그러나 우리는 체육계부터 시급하게 파벌을 조성하고 비방을 일삼는 정신적 풍토를 깨뜨리고, 근대화 시켜야 할 것이다.
다음 셋째로는 이 기회가「스포츠」인구의 저변 확대와 국민 체위 향상에 공헌하게 되길 바란다. 근래 한국 체육계의 주요 과제로 되어있는 이「스포츠」인구 저변 확대 문제는 이런 제전에서 크게 자극 입어 개선되지 않으면 안 된다. 유치원 시절부터 과외 공부에 시달리는 통탄할 풍조가 이런 기회에 밑바닥부터 반성되었으면 하는 것이 우리의 소망이다.
국체사상 최대의 체전이 막을 연 오늘, 우리는 끝으로 거족적인 힘의 제전이 그 대로 미의 제전으로 되어 줄 것을 바라마지 않는다. 힘과 기술을 겨루되 격하지 않고 승패를 가리되 추악하지 않는 그런 겨레의 슬기가 잘 가꾸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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