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선에까지 조직분자 태워" |탈출어부와 변호사 권일씨 회견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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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하관=양범석 특파원】 「평신정」 사건의 민 부기관장 등 네사람의 북한어부 변호를 맡은 거류민단 중앙본부장 권일씨는 23일 상오 9시 30분부터 30분동안 네사람의 어부와 만났다. 권씨는 23일 하오 기자회견에서 네 망명어부의 발언내용을 다음과 같이 발표했다.

<"교포에 북한실정 알리고 한국으로 돌아오고 싶다">
▲북한탈출의 동기=공산주의 사회에서는 일개 고기잡잇배에 이르기까지 당의 조직분자가 편승, 감시하는 등 무서운 통제를 받고 있다.
최근 북한에서는 주민 재등록이 실시되고 신원조사가 엄격하며 과거 일본과 관계있던 사람은 모조리 강제노동에 몰아버린다. 식량사정도 나쁘고 물가도 높아 생활이 매우 어렵다.
▲일본에서 탈출=신의주에 있을 때 일본에서 돌아온 친구의 말을 들은 일이 있다. 그 후 일본의 번영은 눈부실 정도이며 일본에만 가면 보호해 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에 와선 교포들에게 북한실정을 얘기하여 북한으로 가지 않게 하는 운동을 하고 싶었다. 만일 그럴 수 없으면 일본에서 기술을 배워 한국으로 돌아가려고 했다.
▲앞으로의 희망=가능하면 일본에 망명하여 「조총령」의 악선전에 교포들이 속지 않고 반공운동을 전개하고 싶다. 그것이 불가능할 경우에는 한국에 돌아가 북한실정을 동포들에게 강력히 호소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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