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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밀려 속타는 친박 공신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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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청와대와 내각 인선이 완료되면서 새누리당 대선 캠프 인사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캠프 핵심 인사 가운데 청와대와 내각 입성에 성공한 사람은 국민행복추진위 부위원장을 맡았던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직능총괄본부장을 지낸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 대변인으로 활동한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공보단장을 한 이정현 청와대 정무수석 내정자 정도다. 한광옥 전 민주당 대표는 대통령 직속 국민대통합위원회 위원장을 맡게 된다. 윤병세 외교부, 류길재 통일부, 윤성규 환경부,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와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최성재 고용복지수석, 최순홍 미래전략수석 내정자 등도 국민행복추진위에서 정책 개발에 참여했지만 선거운동의 중심에 있었다고 보긴 어렵다.

 당초 중용될 것으로 예상됐던 캠프 핵심 인사들의 상당수는 조각 인선에서 배제됐다. 국민행복추진위를 이끌었던 김종인 전 위원장은 선거 막판에 기존 순환출자 금지 문제를 놓고 박 당선인과 갈등을 빚었던 게 결국 발탁의 걸림돌로 작용한 것 같다는 관측이 나온다. 안대희 정치쇄신특별위원장, 김광두 국민행복추진위 힘찬경제추진단장, 최경환 전 후보 비서실장, 권영세 종합상황실장, 서병수 당무조정본부장, 홍문종 조직총괄본부장, 윤상현 수행단장, 안종범 정책메시지 본부장, 강석훈 정책메시지 부단장, 권영진 전략조정단장, 서장은 전략기획단장, 이상일·조해진·정옥임·안형환 대변인 등도 자리를 받지 못했다. 물론 이들 중 일부는 다음 인사 때 기용될 수도 있다. 박 당선인의 한 측근은 “당선인이 정권의 ‘창업공신’과 ‘수성(守成)공신’은 구분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캠프 출신이라고 무조건 감투를 씌워주는 일은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

 그럼에도 일부에선 동요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특히 원외일수록 그렇다. 캠프 출신의 한 인사는 “선거 때 보지도 못했던 사람들이 장관이나 청와대 수석비서관 같은 요직에 가는 것을 보고 ‘밥 짓는 사람 따로, 밥 먹는 사람 따로’라는 말이 나온다”고 전했다. 당 관계자는 “과거 정권의 인수위 시절엔 당선인 주변의 핵심 몇몇이 인사 컨트롤 타워 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그런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에 생기는 불만”이라고 말했다.

 최근 이명박 정부 탄생의 공신이었던 인사 한 명이 박근혜 대선 캠프의 요직을 맡았던 인사를 만난 자리에서 농담조로 “공신록(功臣錄)은 만들어놨느냐”고 물은 적이 있다. 이명박 캠프는 대선 승리에 기여한 인사들의 명단을 작성해 놨다가 나중에 반드시 자리를 챙겨줬다는 얘기였다. 박 당선인 측 인사는 “요즘 그런 거 만들었다는 얘기가 당선인 귀에 들어가면 그날로 아웃”이라고 대꾸했다고 한다.  

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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