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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A 아시아대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자공이 어느날 공자를 보고 믈었다. 『여기 아름다운 옥이 있다면 궷속에 감춰두리까?』 공자는 서슴지않고 대답하기를『팔아라, 팔아라. 나는 귀한 값으로 사는 사람을 기다리는 자로다』라고 했다. 이 짤막한 대화에서, 우리는 진리란 숨겨두는것이 아니고 만인에게 쓰이도록하는데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나만이 간직하고 나만이 그 값을 아는 궤짝속의 옥(진리)은 한낱 흙속에 묻혀있는 구슬과 다를것이 없다.
그러나 팔고싶어도 팔지못하는 딱한 경우가 있음을 우리는 안다. 그 옥의 값을 남들이 모르고 있다면「귀한 값으로 사는 사람」을 아무리 기다리고 앉았다해도 백년하청일 것이다. 사가도록 해야할 것이다. 그 값을 알려주어야 할것이다.
그런데 여기 아름다운 옥이 있다고 가정하자. 그 진리의 옥을 도덕이라고 불러보자. 과연 그것을 누가 사려고 할것인가? 「버사노바」나 「몽키·댄스」에 도취해있는 그들은 거들떠 보려고도 하지않는다. 오히려 「도덕이라는 구슬」은 거추장스럽고 부담만 주는 패물이라고 믿고있는 사람들이 많다. 한마디로 말하면 「도덕」의 시세는 땅에 떨어진것이다. 그래서 오늘날의 도덕은 완고한 유학자의 궤짝속에서만 갇혀있을 경우가 많다.
공자님은 『팔아라! 팔아라!』라고 말하고 있지만 사갈 사람이 없다. 어떻게할 것인가? 언제고 그냥 기다리고 있을것인가? 그렇지않다. 「도덕」은 만인에게 쓰여야하고 또 만인이 귀한 값으로 사려고할때 빛을 갖는다. 그러기위해서는, 이제 도덕도 옛날처럼 고지식한 방법만으로는 매매되지않을 것이다.
도덕자체의 모습도 현대화되어야 할것이며 그것을 알리는 방법도 또 현실화되어야한다. 이번 MRA의 「아시아」대회가 서울에서 열렸다. 노래나 부르고 연설만해서 땅에 떨어진 도덕이 부활되지는 않을것이다. 능률과 공리를 찾는 현대인에게 「도덕의 구슬」을 강매하려고 들어서는 안될것이다. 도덕을 믿고 사랑하고 실천하는 자가 현실에서도 승리하고 복되게 살수있다면 누구나 귀한 값을 치르고 사려 할것이다. 도덕재무장이 행사만으로 그치지 않도록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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