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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간 지속된 허리 통증…내시경술 받고 거뜬"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수술 후 통증증후군’으로 심한 허리 통증을 호소했던 나순호씨(왼쪽)가 시술 이후 달라진 허리 건강을 자랑했다. [김수정 기자]

“제 허리 유연한 거 봐요~. 1년 전엔 서 있기도 힘들었는데 지금 이쯤은 아무것도 아니라니까요.” 나순호(55·여)씨는 허리를 양 옆으로 돌리며 유연성을 뽐냈다. 지켜보던 원동일(49)씨와 김선환(39)씨는 “오, 이제 다 완쾌하셨네요” “축하드려요”라며 손뼉을 쳤다. 7일 오후 1시 세연통증클리닉에 모인 이들은 한때 허리 통증으로 힘든 삶을 살던 사람들이다. 나씨는 통증 탓에 우울증에 걸려 죽음을 생각하기도 했다. 사무직에 종사하는 원씨와 김씨는 가만히 앉아 있는 것조차 힘들어 회사생활이 어려울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 이들은 허리 통증에서 해방됐다. 지난해 이 병원에서 ‘꼬리뼈 레이저 내시경술’을 받고 나서다. 시술을 담당한 세연통증클리닉 최봉춘 원장은 “세 분은 수술 후 부작용, 원인 모를 허리 통증, 대량 디스크 파열 등 각기 다른 증상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았지만 지금은 95% 이상 회복된 상태”라고 말했다. 의료계에서 척추비수술요법은 논란의 중심에 있다. 효과에 대한 시비가 그것이다. 그렇다면 환자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대표적 비수술요법인 꼬리뼈 레이저 내시경술을 받은 환자 3인의 이야기를 들었다.

허리수술 후유증 심해 ‘죽고 싶다’ 생각

“이렇게 살아서 뭐 하나.” 나순호씨가 버릇처럼 입에 달고 살았던 말이다. 나씨는 2008년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았다. 1년 정도 지나면서 어느날 발이 시렸다. 증상은 발끝부터 엉덩이까지 시리고 통증을 느낄 정도로 확대됐다. 집도한 의사는 “수술은 잘 됐다”는 말만 했다. 답답한 마음에 유명하다는 병원을 전전했지만 검사 비용과 시간만 늘어날 뿐이었다. 나씨는 “통증 때문에 외출도 겁이 나 매일 누워 있었다. 이렇게 살 바엔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당시 나씨는 ‘수술 후 통증증후군’ 상태였다. 절개한 수술 부위가 신경과 함께 달라붙는 유착현상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착이 심해 재수술 시 실패할 확률이 높았다. 최 원장은 비수술 치료법인 꼬리뼈 레이저 내시경술로 유착을 제거하기로 결정했다.

이 시술은 지름 1㎜의 초소형 내시경과 정밀 레이저가 달린 카테터(가는 관)를 디스크 부위에 넣어 통증 원인을 제거하는 시술. 최 원장은 “내시경으로 환부를 직접 확인하며 레이저로 치료하므로 주변 신경과 조직을 건드릴 위험이 없다. 수술 후 통증증후군 환자에게 적합하다”고 말했다.

MRI로도 못 찾은 통증 원인, 시술로 제거


원동일씨는 통증 원인을 제대로 몰라 답답했던 경우다. 몇 해 전 허리를 삐끗한 뒤로 통증이 나타났다. 침과 자가운동법으로 극복해보려 했으나 실패였다. 원씨는 “허리가 끊어질 듯했지만 외관상으로 멀쩡한 탓에 꾀병 아니냐는 소리를 들었다”고 말했다. 병원을 돌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찾아온 곳이 이곳이었다.

최 원장은 원씨의 증상이 수년간 지속된 것을 보고 척추관 내부가 섬유화(신경 주위가 달라붙어 딱딱해지는 것)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최 원장은 “꼬리뼈 레이저 내시경술은 MRI 검사로도 찾을 수 없는 병변 부위를 내시경으로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며 “특히 원씨처럼 별 증상이 확인되지 않을 경우 수술보다 시술이 적합하다”고 말했다.

두 달여 전, 시술을 받은 김선환씨는 디스크가 50% 이상 척추관을 침범한 대량 디스크 파열 환자였다. 증세가 심한 탓에 어느 병원을 가도 수술밖에 대안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수술에 대한 두려움이 앞선 김씨는 치료를 차일피일 미뤘다. 그러다 수술 없이 치료하는 병원이 있다는 말을 듣고 이곳을 찾게 된 것. 최 원장은 “대량 디스크 파열 환자도 마비나 대소변 장애가 없다면 시술로 충분히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효과는 세계무대에서도 입증됐다. 세연통증클리닉이 허리디스크 환자의 시술 전후 효과를 비교한 결과, 대량 디스크 파열 환자 10명 중 7명은 통증지수(VAS)가 55%가량 감소했다. 일반 디스크 환자도 70% 이상 통증 감소 효과를 보였다. 이는 지난해 스페인에서 열린 15차 세계임상통증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30분이면 끝 … 국소마취로 만성질환자도 시술

세 사람은 진단 당일 바로 시술에 들어갔다. 원씨는 ‘고작 시술로 허리 통증이 낫겠어?’라고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그 생각은 하루 만에 바뀌었다. 원씨는 “아파서 구부릴 수도 없었던 허리가 막 돌아갔다. 훌라후프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나씨도 마찬가지다. 그녀는 “병원을 찾았을 때가 한여름이었는데, 발 토시를 착용하고 그 위에 이불로 꽁꽁 싸맨 상태였다”며 “시술 후 반바지를 입어도 발이 시리지 않아 일부러 에어컨 바람 앞에 발을 대보기도 했다”고 말했다. 시술 6개월이 지난 지금, 그녀는 탁구 시합에 나갈 정도로 남부럽지 않은 허리 건강을 자랑한다.

김씨는 “30분의 시술로 허리 통증에서 벗어났다”며 “입원 기간도 단 하루뿐이어서 직장에 눈치 볼 필요도 없었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시간도 짧고, 국소마취로 진행돼 심장질환과 같은 내과질환이 있는 환자나 고령자도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단 시술 후 일주일 정도 과격한 운동은 피하고 안정을 취해야 한다. 통증이 없어진 후에도 꾸준한 스트레칭과 근육강화 운동으로 재발을 방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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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경아 기자 okafm@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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