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평, 무디스로 넘어가 신용등급 결정 깐깐해질 듯

중앙일보

입력

세계 최대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가 한국에 진출한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회사채.어음.자산유동화증권(ABS) 등 각종 채권의 신용 등급 결정 과정이 보다 엄격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이를 계기로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와 피치IBCA 등의 국내 진출이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세계 3대 신용평가회사들이 국내에서 영업하는 셈이다. 현재 피치IBCA는 한국기업평가(한기평)의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고, S&P는 한국신용정보(한신정)와 접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정보 및 개인신용정보 판매업체인 한국신용평가정보(한신평정보)는 지난 15일 자회사인 한국신용평가(한신평)의 지분 '40%+1주'를 1백22억원에 미국의 무디스에 매각했다. 이미 한신평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는 무디스는 이번에 인수한 지분까지 합치면 '50%+1주'를 보유하게 됐다.

전문가들은 무디스의 진출로 선진 분석기법이나 신용평가 모델의 국내 도입이 앞당겨지겠지만, 무디스의 엄격한 신용등급 관리로 인해 채권시장이 충격을 받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1990년대 초반 무디스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등이 일본에 진출하면서 신용평가기준을 국제 기준(글로벌스탠더드)에 맞춤으로써 일본 업체들의 신용등급이 무더기로 하향조정됐다. 이로 인해 일부 기업들의 자금조달 비용이 어려워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같은 우려와 관련해 한신평정보는 "무디스와 공동으로 한신평을 운영하기로 했고 적어도 3년간 현행 신용등급체계를 유지하기로 합의한 만큼, 채권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희성 기자 budd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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