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 시민, 사회단체의 아름다운 제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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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제휴』는 서로 다른 부문들 사이의 행복한 결합을 보여주는 사례와 이론들로 가득하다. 책이 보여주는 '부문간 파트너십'이란 결합의 열매는 달콤하다.

아마도 그건 미국.한국을 포함해 모든 사회가 요구해왔던 가치일 것이다. 건강한 가정, 지역사회의 유대감, 그리고 젊은이들 사이의 봉사윤리 등…. 학교나 기업 따로,정부 나홀로는 불가능하고, 비영리시민단체(NPO) 만으로는 버거운 목표이기도 하다.

여기서 상원의원 힐러리의 목소리를 들어보자. 그는 부문간 파트너십의 풍부한 사례와 이론을 담고 있는 이 책에 확신에 찬 추임새를 넣고 있다.

"경제성장이 활발했던 때조차도 미국은 개인이나 정보,기업과 자원봉사자 혼자서는 처리할 수 없는 도전들과 씨름을 해왔습니다.

어떻게 하면 우리 번영과 부를 이에 미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확장할 수 있을까? 해결책은 거대 정부나 자유시장은 아닙니다.…그것은 부문간 파트너십입니다. NPO에게는 새로운 자원을,기업에게는 선의와 홍보를, 그리고 강화된 시민사회를 가져다 줄 것은 부문간 파트너십입니다. "(11~12쪽)

가방 제조회사 샘소나이트와 미국 '예술과 인문학을 위한 대통령 자문위'의 만남, 마이크로소프트사와 미국도서관협회의 제휴 등의 사례는 생각 이상으로 풍부하다.

따라서 이 책에 관심가질 만한 사람들은 많다. 기업의 사회기여방식이 과연 준(準) 조세에 다름아닌 연말 불우이웃돕기 자선금이 전부일까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우선 읽어야 한다.

소망스런 시민사회의 등장을 위해 비정부기구(NGO) 보다 더 큰 범주인 NPO의 실전사례를 담고 있는 이 책은 국내 시민사회에도 적지않은 암시를 던져준다.

어쨌거나 미국사회를 받쳐주는 힘은 이런 풍부한 역동성이구나 하는 느낌도 받을 수 있다. 우리도 가능하다. 책에 노출된대로 알고 보면 미국의 경우도 1980년대 이후 본격적인 부문간 파트너십이 태동됐기 때문이다.

# 만남의 사례 1

미국의 20대 여성복 '베네치아'는 자기들의 브랜드 이미지를 어떻게 알릴까 머리를 싸안았다.이때 건진 뜻밖의 마케팅 파트너는 비영리시민단체(NPO) 였다. 대학생들의 자원활동을 장려하는 전국 조직이 그것이다.

판촉에 이 NPO의 로고를 사용하는 대가로 2만5천달러를 기부했다. 베네치아가 판촉대상 연령층에 성공적으로 파고든 것은 물론이다.

# 만남의 사례 2

클린턴 대통령 시절 퍼스트 레이디 정책자문 셜리 사가와는 미 정부차원의 사회봉사조직 '아메리코'의 운영을 맡았다.

18~24세 젊은이들에게 어떻게 어필하는가가 과제였다. 아메리코의 선택은 MTV였다. MTV는 아메리코의 사회봉사 프로젝트를 취재해 프라임타임대에 방영했다. 이 방송은 천박한 대중매체의 이미지를 벗고 대의(大義) 를 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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