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런타인 데이트는 '이곳'에서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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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시무라>

현재 서울에서 가장 신선한 닭꼬치구이를 맛볼 수 있는 곳. 생닭으로 조리한 닭꼬치가 거의 매일 전량 소비되니, 냉동 닭은 먹으려 해도 먹을 수가 없다. 이곳의 박사용 대표는 매일 가게 오픈 준비에만 3~4시간씩 걸린다. 이 시간은 꼼꼼하게 닭을 손질해 한쪽 냉장고에 정성껏 쌓아놓는 시간이다.

다른 집에선 좀처럼 구경하기 어려운 난꼬츠(닭 가슴 연골)나 세세리(닭 목살), 세나카(닭 등심) 등을 맛볼 수 있으며, 시꺼먼 양념 대신 오로지 소금 간으로만 그 맛을 즐길 수 있다. 양념을 쓰지 않는 이유는 닭의 신선함을 그대로 느끼게 하기 위해서라는데, 과연 작은 꼬치 하나도 아쉬움 없이 맛이 제대로다.

서울 마포구 상수동 341-5 1층 / 17:00~4:00
쿠시무라 세트 C(5종류 10꼬치) 2만2천원, 쿠시무라 오뎅 6천원 / 02-333-2650

<라무진>

손님보다 양고기의 질을 더 금쪽같이 생각하는 칭기즈칸(양고기) 전문점이다. 라무진의 주일용 대표는 가게 문을 열고 1년도 채 되지 않아 고기 공급업체만 벌써 다섯 번을 바꿨다. 그만큼 양고기의 맛과 품질을 끔찍하게 따진다는 얘기다. 양고기에 대한 주일용 대표의 애정은 그가 손님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나온다.

의자가 고작 10개에 6개의 화로가 놓인 ‘ㄴ’자 스탠드에서 그가 모든 손님에게 직접 고기를 구워준다. 이 가격에 이렇게 융숭한 대접을 받아도 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든다면 이미 때는 늦었다. 둘이 앉아 배가 그득하게 먹고도 5만원이 채 되지 않는 계산서를 받아 들었다면, 돼지고기 함량이 97%나 되는 모둠 소시지구이로 그 자리에서 곧장 2차를 시작해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서울 마포구 상수동 94-12 1층 / 17:00~1:00
칭기즈칸 양고기 1만5천원, 양갈비 2만원, 모둠 소시지구이(6개) 1만2천원 / 02-3144-0737

<마토>

이탈리아 비스트로였던 ‘토마토 이야기’가 전과 갈비찜, 황태구이를 스파클링 와인과 매치해 즐길 수 있는 한식 스파클링 주점으로 탈바꿈했다. 인테리어는 물론 가게 이름까지 싹 바꾼 이곳의 콘셉트는 ‘오너 셰프 마음대로’다. 메뉴는 기본적으로 한식에 베이스를 두고 있지만 송로버섯 오일 파스타와 티본 스테이크 등 스파클링 와인과 어울리는 안주도 갖췄다.

스스로 스파클링 와인 마니아이기도 한 장순규 오너 셰프가 ‘이거다’ 하는 요리는 퀴진과 관계없이 맛볼 수 있고 요리와 매칭 가능한 스파클링 와인도 60여 종에 이른다. 대표 메뉴인 녹두전은 주문과 동시에 뜨겁게 달군 팬에 부쳐내 맛과 식감이 훌륭하다. 또한 닭 등뼈를 제거하고 적나라하게 반으로 갈라 구워낸 먼로 치킨은 은은하게 퍼지는 허브 양념이 쉴 새 없이 술잔을 들게 한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 105-4 / 17:00~2:00 /
녹두전 1만5천원, 먼로 치킨 2만5천원, 티본 스테이크(100g) 1만2천원 /
02-543-0488

<하즈키친>

홍대 앞에서 이자카야 ‘하가노 주방’으로 이름을 날린 이충현 오너 셰프가 새로 오픈한 모던 일식 주점이다. 이탈리아 요리나 양식에 주로 쓰이는 올리브 오일과 바질, 카망베르 치즈 같은 식재료를 일식에 접목해 익숙하면서도 생소한 요리를 낸다. 이런 익숙한 생소함은 인테리어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테이블과 의자가 모두 서양식으로 각이 딱 잡혀 있다.

좁은 구석에 모여 앉아 아기자기하게 먹는 이자카야의 재미는 덜하지만 허리와 엉덩이는 두세 시간 동안 확실히 호강한다. 대표 요리는 껍질이 연한 게를 바삭하게 튀겨낸 소프트 크랩 가라아게다. 그리 독특한 메뉴라곤 볼 순 없지만 한번 먹기 시작하면 배가 꽉 찰 때까지 멈추지 않게 되는 매력이 있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657-96 / 17:30~2:00 /
소프트 크랩 가라아게 2만5천원, 일본식 수제 오뎅탕 1만8천원 / 02-792-0994

EDITOR 이영균(프리랜서)
PHOTOGRAPHER 이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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