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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관도 미관도 못할 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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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말레이지아」로 가는 길에 7일 밤 동경에서 묵은 이효상 국회의장은 이날저녁 대사관저에서 김동조 대사가 베푼 만찬회에 참석했는데 일본은 비공식방문이었던 탓인지 일본의 정·재계 요인들은 한사람도 끼지 않은 조촐한 분위기…. 얼마 전부터 이곳에 머무르면서 북괴 기술자 입국저지를 위해 막후에서 일역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성곤 의원은 이 의장과 귓속말을 주고 받으면서『서울은 별일 없지? 이곳에 더 머무르면서 상태 돌아가는 것을 지켜봐야겠다』고 심상치 않게 한마디-.
『이젠 입국문제도 일단 가라앉았느냐?』는 물음에 민충식 대일 구매사절단장은『아직 낙관도 비관도 할 수 없습니다』고 말머리를 돌렸다. 【동경=서정강 특파원】
일본의 북괴기술자입국결정 등 한·일 관계에 관한 대정부질문을 이틀째 벌인 6일의 국회외무·법사·재경위 연석회의에서는 기본조약 해석에 관한 정부측 답변이 불성실하다 하여「차관 파면」주장까지 나오는 등 한때 험악한 분위기-.
이날 일문일답 식으로 질의를 한 김대중(민중) 의원은『비준동의만 해주면 일본이「두개 한국」을 인정하는 듯한 모든 행위를 막겠다고 약속해 놓고 아직도 일본의 대 북괴교역 등을 막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추궁.
그러자 답변에 나선 이경호 법무차관은『일본의 북괴기술자 입국 결정은 기본조약을 위배한 것이 아니고 정치도의의 문제』라면서『작년에 약속했다는 것에 대해 나는 아는바 없으니 외무차관에게 물어보시오』라고 답변-. 이에 격분한 김대중 의원은 정 총리에게『기본조약의 정신도 모르는 차관을 파면시키라』고 요구하기도-.
민중당의 당무회의 구성도 민주·민정 양파의 안배문제로 말썽. 당무위원 중 인기품목은 역시 각 실무국장인지, 경합이 치열-. 민주계의 김대중씨는『선전국장을 민정계가 갖는다면 조직국장은 민주계에 주어야한다』고 내세우고 사무처장인 민정계의 고흥문씨는 선전에 이중재, 조직에는 이민우씨의 유임을 고집.
이에 비하면 정책심의회의 분과위지장은 비인기품목. 전 분과위원장인 유청 이상돈 김상흠 정운근 의원 등 원내 인사들은『난 이제 분과위원장은 않겠다』고 사양하는 바람에 그대로 눌러앉기를 권하거나 적당한 당직을 찾아주는 문제로 골치를 앓는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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