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트」수출 좌절된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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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동경=강범석 특파원전화】정통한 이곳 업계소식통은 북괴에 대한 「아크릴」섬유 「플랜트」수출에 관련된 동방「베슬론」은 최근 수출상담의 창구인 동공물산에 수주를 포기한다는 문협를 제출했다.
동공물산은 동방「베슬론」에 앞서 수주를 포기했던 오조선과는 달리 동방「베슬론」의 수주포기문서를 일본 법무성에 고의로 전달치 않고 있으나 6일 법무성 소식통에 의하면 동방「베슬론」은 이번 상담에 관여치 앉겠다는 뜻을 따로 구두로 법무성 출입국관리국을 비롯한 관계요로에 전했다고 한다.
이로써 한·일간의 외교적 분규를 빚었던 북괴에 대한 일본의 「아크릴」섬유제조설비 및 「가소제」제조설비수출상담은 창구인 동공물산만 남기고 기술·제조부문을 실제로 담당하는 오조선·동방「베슬론」이 모두 수주를 포기함으로써 사실상 공문화했으며 북괴기술자의 일본입국을 허가키로 했던 지난7월15일의 일본정부방침은 동결될 전망이 굳어가고 있다.

<해설>
지난1964년2월 동공물산과 이른바 조선기업설비수입상사 사이에 구두로 가계약되었던 화학섬유「플랜트」수출은 「아크릴·니트릴」섬유「플랜트」(「베슬론」연간생산능력1만1천M/T)44억원, 「가소제」「플랜트」「옥타눌」 및 DOP연간생산능력 「옥타눌」3천M/T, DOP4천M/T)15억원 도합 59억원 규모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 「플랜트」수출에 따른 설계규정조업상의 기술들을 협의한다고 하여 동공물산이 6월 북괴기술자의 일본입국을 대리 신청했던 것인데 「아크릴·니트릴」「플탠트」의 설립을 실제로 담당할 예정이던 오조선은 일본정부가 입국허가방침을 결정하기에 사흘 앞서 이미 7월12일 수주포기를 문서로 제시했다.
오조선의 포기로 동공물산이 이미 법무성에 제출했던 북괴기술자의 체일 일정은 당초30일 간이었던 것을 23일간으로 바꾸었던 것인데 동방「베슬룬」도 수주포기를 문서로 제출하게 되자 동공물산은 상담파산이 표면화한 것을 두려워하고 그 문서를 법무성에 전달치 않고 있는 것이다.
「아크릴」섬유는 「베슬론」「카시밀론」「엑슬란」「보넬」네가지가 있는데 일본이 가지고 있는 특허권은 동방「베슬론」의 「베슬론」뿐이며 따라서 동방「베슬론」이 상담을 포기하면 북괴에 대한「아크릴」섬유 「플랜트」수출은 불가능하게 된다. 「가소제」수출은「아크릴」섬유「플랜트」의 부수설비가 되는데 특허권을 가진 동양고압도 7월12일 오조선이 수주를 포기했을 때 함께 물러났다.
좌등정권의 정치적 입장 때문에 북괴기술자의 입국허가결정방침은 철회되지 못할지언정 입국「비자」는 사실상 발급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은 이러한 움직임을 바탕으로 한 것이었다.
좌등 내각의 관계각료가 7월15일 허가방침을 결정해놓고도 「비자」를 발급치 못하고 또 5일에는 『제반의정세로 입국사설발급의 상황이 아니다』라고 기간을 밝히지 않고 연기결정을 내렸던 것은 기본적으로는 한국의 보복조치나 반발에 눌렸다기보다 이와 같은 기술적인 「측면」이 크게 작용한 때문인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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