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넷 브런치 데이트 현장

중앙일보

입력

휴넷 브런치 데이트에 참석한 학부모와 가족들이 조영탁 대표의 설명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일본에는 코이라는 관상용 잉어가 있답니다. 어항에서 기르면 5㎝에 불과하지만 작은 연못에서는 30㎝까지 자라죠. 하지만 강에서는 1m를 훌쩍 넘긴다고 합니다.” 지난 1월 26일 서울도산공원 근처의 한 레스토랑. 휴넷 조영탁 대표가 브런치 데이트에 참석한 부모와 자녀들을 대상으로 강조한 내용이다. 조 대표는 박정민(17)양에게 그 이유를 물었다. 그러자 “자라나는 환경이 달라서 그렇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조 대표는 “누구나 잠재력을 가지고 태어나고 이를 발휘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 것이 부모의 의무”라고 설명했다.

청소년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가 인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이 시기를 거친 부모 세대는 자녀들이 자신들과 동일한 실수와 후회를 반복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진다. 이는 과도한 간섭으로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이같은 부모의 마음을 자녀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심할 경우 자신의 미래 보다는 부모를 위해 모든 것을 강요한다는 생각에 빠질 수도 있다. 브런치 데이트에 참석한 부모들 역시 이런 지적에 공감했다. 조 대표는 “소통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자녀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질문을 통해 유도해야 한다.

조 대표는 “명문 대학에 진학하면 기회도 많아지고 자신감도 생길 수 있다”며 “하지만 이런 이유로 학업을 강조하면 정작 개인은 불행해 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부모 세대에게 공부를 왜 하냐고 물으면 제대로 답을 못할 것이다”라며 “이는 공부의 목적을 모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자녀들이 공부의 목적을 알게 되면 부모가 공부하라고 강요할 필요가 없어진다.

실패를 토대로 경험을 배워라

이세학(16)군의 아버지 이인규(46)씨는 “예중을 준비하다 실패한 경험 때문에 아들이 많이 힘들어했다”고 회상했다. 실패의 경험은 이군으로 하여금 자신감과 공부에 대한 의욕을 잃게 만들었다. 조 대표는 “미항공우주국 NASA에 입사하기 위해선 실패한 경험이 중요하다”며 “실패를 통해서 좌절하기보다는 이를 성공의 발판으로 삼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번에 고교생이 되는 박양은 자신의 결정으로 농생명과학고에 진학했다. 공부만 하는 인문계 고교보다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조 대표는 “자신의 진로를 위해 농생명과학고를 선택한 것은 바람직하다”며 “많은 것을 꿈꾸고 경험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주한(47)씨는 자녀의 재능을 어떻게 찾아줘야 하는지 고민을 토로했다. 재능을 찾았다 해도 어느 선까지 도움을 줘야 하는지도 걱정이다. “자녀 교육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엔 “부모의 솔선수범이 중요하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조 대표는 휴넷 MBA 과정 수료식에서 만난 50대 여성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그는 평범한 가정주부 였다. 조 대표는 “그 분은 자녀들에게 공부하라는 말 대신 직접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MBA 과정을 선택하게 됐다”며 “부모가 공부하는 모습을 목격한 자녀들이 자연스레 공부를 하기 시작해 명문대학에 진학할 수 있었다”는 경험담을 통해 부모의 역할을 강조했다.

<김만식 기자 nom77@joongng.co.kr 사진="나혜수">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