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외국인 주도 급등장서 소외감…선물·옵션서 대박 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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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지수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다.

종합주가지수 일교차가 40포인트에 이르자 개인투자자들이 대박을 노리고 파생상품 시장에 몰려들기 때문이다. 파생상품 거래가 폭발하면서 최근에는 현물시장이 선물시장 움직임에 따라 춤을 추고 있다.

◇ 뜀뛰는 주식 파생상품=지난 6일 주가지수 선물시장에선 거래량.거래대금.미결제약정수량 등에서 신기록이 쏟아졌다. 이날 지수선물 거래량은 26만6천계약으로 종전 기록인 26만4천계약(11월27일)을 넘어섰고 거래대금은 11조7천1백억원에 달했다.

종합지수가 38포인트 오른 5일에는 옵션시장이 폭발했다. 지수가 상승할수록 이익을 볼 수 있는 콜옵션 거래가 늘면서 콜옵션과 전체 거래량이 사상최고치인 7백39만계약과 1천1백10만계약을 각각 기록한 것이다. 지난달 26일에는 옵션 거래대금이 처음으로 1조원대를 넘어서기도 했는데 이는 지난해 하루평균 거래대금(6백89억원)의 15배나 되는 수준이다.

◇ 옵션에 몰리는 투자자들=커진 덩치에 비해 속도가 따라가지 못할 정도다. HTS(홈트레이딩 시스템)을 통한 옵션거래 주문이 늘면서 체결이 3분~5분 정도 늦어지자 최근 거래소와 증권사에 투자자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현재 전산시스템이 분당 2천건의 주문을 소화할 수 있는데 주가 변동성을 노리는 옵션 거래의 특성 때문에 주문이 지수 급등락시 한꺼번에 쏟아져 빚어지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최근 옵션에서 대박이 속출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을 유혹하고 있다.5일 종합지수가 5.9%나 급등하자 콜옵션 행사가격 95종목은 전날보다 5백66%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거래소의 전준철 옵션시장팀장은 "주로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이 최근 외국인이 주도하는 대형 우량주 중심의 급등장세에서 소외된 데다 코스닥시장마저 시들해지자 파생상품 쪽으로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굿모닝.삼성증권 등은 온라인 옵션거래 수수료를 최고 0.2%씩 낮추어 개인투자자 모시기 경쟁에 들어갔다.

◇ 과열 경계령=삼성증권 전상필 수석연구원은 "지금은 현물보다 선물거래대금이 2~3배나 많다"며 "대세상승기였던 지난 1999년 말~2000년 초에도 선물거래대금은 현물시장과 엇비슷한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대투증권 한정희 연구원은 "옵션시장은 하루에 10만계약까지 돌리는 '큰 손'들의 잔치판이 되고 있다"며 "준비없이 뛰어드는 일반 개인투자자들은 큰 손해를 볼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용석 기자caf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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