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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민에게 따뜻한 손길을 뻗치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지난 13일부터 26일까지 근 2주일간에 걸쳐 무섭게 쏟아진 집중호우로 특히 중부지방은 많은 천재를 입었다.
수재민의 수효만 하더라도 10여만에 이르렀고 총 피해액은 약22억 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지금 많은 사람들은 오랜만에 호우 없는 하늘을 바라보게 된 기쁨을 나누고있지만 가족과 가옥과 전답을 잃고 수용소에서, 혹은 노천에서 참담하게 방황하는 이재민들은 그것에서도 아무런 감흥을 못 느낀다.
그 만큼 이번의 불의의 천재는 깊은 상처를 남기고 갔다. 물론 그동안 이런 수마와 싸우는데 있어서 온 국민은 공무원이나 군과 함께 아름답게 협력하고 최선을 다했다. 수재와 싸우다 순직한 갸륵한 경찰관이 있는가하면 밤낮 할 것 없이 행정당국은 수해대책에 진력했고 군도 전후방에서 특히 미 군인까지 동원하여 눈부신 공헌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재의 발자국은 위와 같이 너무도 깊숙이 새겨졌던 것이다. 이제 우리는 다시 보게된 양광 아래서 그 아픈 발자국을 어떻게 메우며 다시 이런 참화를 겪지 않도록 어떤 대책을 세울 것이냐에 생각과 실천적 행동을 모아야 할 것 같다.
첫째로 우리는 이번 참화를 거울삼아 장기적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우선은 유실·매몰·침수된 농지와 파괴된 도로·교량·제방을 복구하고 삶의 터전을 다시 훌륭히 가꾸는 모든 일을 서둘러야겠다. 상수도와 하수도의 보수도 시급히 서둘러야할 과제이며, 쓰레기·오물 등의 처리도 시간을 다투어 할 일이다. 그래서 장마가 남긴 상흔을 말끔히 씻어 없애야겠다. 그러나 그런 응급책의 진행 곁에서 우리는 면밀히 근본적인 수방 대책을 준비하고 실천하여야 할 것이다.
둘째로 우리는 장마 후에 밀어닥칠 전염병발생을 예상하여 그 방역태세에 만전을 기하여야하겠다.
그러나 그 모든 응급책이나 장기대책에 앞서서 시급히 요청되는 일은 두말할 것도 없이 당장의 삶의 터전과 수단을 잃은 이재민에게 재생의 용기와 방법을 줄 일이다. 지금 우리의 주변에서는 적십자사, 재해대책본부 등을 비롯한 많은 원호단체와 행정당국이 이 요청을 좇아 크게 활동하고 있는 줄 안다. 그러나 이번 재해는 그 규모가 너무도 컸었으니 만큼 어느 특정한 단체나 조직의 활동만으로 복구될 것이 못된다. 그야말로 온 국민이 이에 관심을 쏟고 힘을 모아야지만 비로소 소기의 목적을 달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지금은 너도나도 양의 다과, 질의 우열을 가릴 것 없이 오직 따뜻한 동포애로 이재민지원에 나서야 할 때 일 것 같다. 간난에 부딪쳐 단결된 힘으로 이를 극복하는 민족은 패배를 모르는 민족이다. 우리는 모두 이제 모든 정성을 다하여 수마로 인해 해를 입은 고달픈 이웃들에게 따뜻한 사랑의 손길을 뻗쳐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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