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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후학교 2만개 울산 사교육 줄였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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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울산 남구 학성고의 ‘독해력 점프(영어)’, 북구 연암중의 ‘아인슈타인(수학)’. 남구 장생포초등학교의 ‘네이티브 잉글리쉬’.

 울산지역 초·중·고 학생들이 참여하는 무료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들이다. 많게는 30여 명, 적게는 5명씩 모아 소규모로 특화된 과목을 집중적으로 배우기 때문에 웬만한 학원보다 학습효과가 높다. 교사들이 직접 강사로 나서고 있어 학습 내용도 알차다. 인기 학원의 교습법을 익히고 교재까지 별도로 만들어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교사까지 있다.

 2005년 개설되기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울산 232곳의 초·중·고에 1만9365개(지난해 8월 기준)가 운영되고 있다. 영어·수학· 과학·국어뿐 아니라 로봇만들기, 축구 등 예체능 과목까지 있다. 교재가 필요한 일부 프로그램만 월 5000원에서 5만원의 교재비를 낸다.

 이처럼 내실 있는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이 울산의 사교육비를 잡았다. 교육과학기술부가 통계청과 함께 지난해 국내 초·중·고 사교육비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울산의 사교육비는 월 22만4000원이었다. 2009년 23만4000원, 2010년 23만1000원, 2011년 22만9000원으로 해마다 줄어들었다. 사교육 참여율도 감소해 2009년 75.4%이던 것이 지난해 70.9%까지 떨어졌다.

 반면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 참여율은 높아졌다. 2009년 57.3%이던 것이 2010년 63%, 2011년 73.8%, 지난해 71.2%로 증가했다. 학생 10명 중 7명이 학원 대신 학교에 남아 부족한 공부를 하고 있다는 의미다.

 윤기호 달천고(수학) 교사는 “옛날처럼 무조건 참여하는 보충수업 개념이 아니라 학원처럼 학력 수준이 비슷한 학생들끼리 모아 특화된 과목을 가르치다 보니 학원을 그만두고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를 보여주듯 울산의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하는 학원 수는 감소했다. 한국학원총연합회 울산시지회에 따르면 2011년 말 2800여 곳이던 울산의 학원 수가 지금은 2700여 곳으로 1년 사이 100여 곳 줄었다.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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