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50개, 화요일 100개 순으로 영어단어 외우고, 지문 읽으며 확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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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개조 클리닉에 참여 중인 김나영양이 이규현 컨설턴트의 조언을 듣고 있다. [김진원 기자]

“책상에 하루 종일 앉아 있지만 성적이 잘 오르지 않아요”라고 하소연하는 학생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김나영(경기 안양시 백영고 1)양도 학습량에 비해 성적이 크게 오르지 않아 고민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경우 대부분 학습태도나 학습전략이 잘못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학업성취도를 높이려면 알맞은 공부 전략을 세워 효율적인 공부를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고3을 1년 남짓 앞둔 예비고2 학생들이 자신의 학습 특성을 파악하는 것은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키울 수 있는 근간이 되기 때문에 특히 중요하다.

중앙일보 공부의 신 프로젝트 중 하나인 ‘공부 개조 클리닉’에 5개월여 동안 참여한 김양은 성적이 오른 편이다. 특히 국어와 수학 과목에 도움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노력한 양에 비해선 크게 만족할 수 없다. 이투스청솔 교육평가연구소 이규현 컨설턴트는 “불규칙한 생활, 경쟁 동기 부족과 더불어 좋아하는 과목만 공부하는 등 체계적인 학습이 안 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분석했다.

 “일찍 자면 10시쯤 자고 늦어진다 싶으면 새벽 2~3시 사이에 자요.” 김양의 말이다. 이에 대해 이 컨설턴트는 공부를 하는 데 가장 중요한 점 중 하나가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부에 지친 몸과 마음을 쉬게 하는 취침시간이 불규칙하면 피로 해소가 어렵다는 설명이다. 그는 “취침과 기상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해 생체리듬을 유지하면 집중력도 높아진다”며 “주말에는 1~2시간 정도 여유를 갖고 피로를 풀어주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규칙적인 생활을 하면 하루 중 집중이 잘 되는 시간을 파악해 시간별 학습 계획을 세우기도 편리하다.

 이 컨설턴트는 집중이 잘 되는 시간대에 싫어하는 과목을, 집중이 안 되는 시간대에 좋아하고 잘 하는 과목을 공부하는 방법을 추천했다. 하루 동안 평균치 이상으로 꾸준히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 가지 조언이 추가됐다. 좋아하지 않는 과목을 공부할 땐 집중력이 유지되는 분 단위로 쪼개 공부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30분이 최대 집중 시간이라면 30분마다 한 번씩 쉬는 식이다.

목차부터 기본 3회 이상 교과서 봐야

“교과서를 가지고 수업을 하고, 교과서를 중심으로 선생님이 문제를 내요.” ‘내신에서 좋은 성적을 받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질문에 대한 김양의 답이다. 하지만 ‘교과서를 어떻게 얼마나 봐야 할까’라는 질문엔 쉽게 답하지 못했다.

 이 컨설턴트는 목차부터 보기 시작해 기본 3회 이상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목차를 보며 단원별 학습내용을 파악합니다. 첫 번째 교과서를 읽을 때는 핵심 내용과 흐름을 파악하는 정도로 훑어봅니다. 두 번째 볼 땐 암기하겠다는 생각으로 시간을 투자해 정독합니다. 마지막으로 볼 땐 회상하듯 읽습니다. 앞서 두 번의 읽기를 제대로 했다면 세 번째는 읽는 속도가 훨씬 빠르고 뒷장의 내용이 떠오르면서 ‘자가테스트’도 가능합니다.”

 교과서를 읽은 뒤엔 핵심노트 만들 것을 조언했다. 모든 책을 들고 다닐 수 없기 때문에 핵심 개념을 정리한 노트를 만들면 휴대성을 높일 수 있다. 이 컨설턴트는 “시중에 있는 자습서는 모든 내용에 대한 요약정리가 이미 돼 있기 때문에 의존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본인이 모르는 것,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정리한 노트를 만드는 것이 장기 기억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영어 단어는 ‘누적학습법’을 추천했다. 매일 암기 단어 수를 정하고 매일 그동안 외웠던 단어를 계속 외우는 것이다. 매일 단어 50개씩 외우기로 했다면 월요일 50개, 화요일 100개, 수요일 150개, 목요일 200개씩 보는 식이다. 단 단어수가 많아지면 본인이 하루에 볼 수 있는 단어수로 끊어 외우면 된다. 예를 들어 하루에 200개까지만 볼 수 있다면 금요일에는 화~금요일까지, 토요일에는 수~토요일까지 4일씩 끊어 암기하는 방식이다. 암기한 단어를 확인할 땐 독해를 해 보는 것이 좋다. 독해능력과 단어 활용력을 동시에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이 컨설턴트는 “나영이의 경우 성실하고 기본적인 공부량은 많은 편이지만 욕심이 없고 경쟁심이 부족하다”며 “롤 모델을 정해 그 사람만큼 하겠다, 혹은 그 사람을 뛰어넘겠다는 목표를 세우면 학습 과정의 활력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글=심영주 기자
사진=김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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