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안 먹어도 살찌는 이유, 이것 때문이었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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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힐리언스 선마을의 박인규 운동처방사가 과거 뚱뚱했던 자신의 사진 앞에서 멋진 몸매를 자랑하고 있다. 박씨는 비만으로 고민하는 수강생들의 공감을 사며 비만 유형별 맞춤식 다이어트 비법을 전수하고 있다. [김수정 기자]

강원도 홍천의 생활습관개선센터 힐리언스 선마을에서 운동처방사로 근무하고 있는 박인규(31)씨. 키 1m83㎝, 몸무게 78㎏의 근육질 몸매를 자랑한다. 체육학 및 식품영양학을 전공한 박씨는 현재 술 한 모금 입에 대지 않을 정도로 ‘몸짱’을 유지한다. 하지만 그에게는 ‘뼈 아픈 과거’가 있다. 27세 때 유학생활을 하면서 100㎏을 넘나들 정도로 비만했던 것. 패스트푸드를 많이 먹고 운동을 소홀히 했던 탓이다. 친구들의 놀림에 충격을 받은 박씨는 운동과 식사요법을 시작해 10㎏ 이상 살을 뺐다. 그러나 아무리 노력해도 살은 더 이상 빠지지 않았다. 어릴 적 소아비만이었던 탓에 다이어트만으론 한계가 있었던 것이다. 박씨는 선마을에 입사 후 저염식을 하기 시작했고, 효과는 서서히 나타났다. 1년 만에 체중 10㎏이 더 빠졌다. 근손실은 최소화했다. 그는 요즘 다이어트를 위해 선마을을 찾은 비만 수강생들에게 뚱뚱했던 자신의 과거 사진부터 공개하며 맞춤식 다이어트 비법을 전수하고 있다. 그는 살을 빼려면 자신이 어떤 유형의 비만인지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살이 찐 원인이 다르듯 살 빼기의 방식도 다르기 때문이다. 실제 폭식장애·중년층 나잇살·소아비만·산후비만 등 비만의 원인별 종류는 다양하다. 힐리언스 선마을 이시형 촌장(정신과 전문의·박사)이 추천하는 비만 유형별 다이어트 비법을 소개한다.

음식 먹을 때 많이 씹어도 비만 방지

폭식장애는 반복적으로 폭식을 일삼는 유형이다. 그럼에도 다이어트·구토 유발·심한 운동 등 비만을 제거하는 행동은 하지 않는 일종의 식이장애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폭식으로 풀고, 제거행동을 하지 않아 점점 살이 찐다. 이시형 박사는 “폭식장애로 인한 비만은 뇌부터 다스려야 한다”고 권한다. 바로 세로토닌 때문이다. 세로토닌은 뇌의 신경전달물질인데 부족하면 공격적이고 폭력적으로 변한다. 걷잡을 수 없는 중독 상태로 빠져들게 한다. 우울증을 부르고 폭식을 유도한다. 따라서 세로토닌 분비가 원활해지면 폭식장애로 인한 비만을 막을 수 있다.

세로토닌이 잘 분비되게 하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우선 많이 씹어야 한다. 옛날엔 하루 6000번을 씹었지만 최근 현대인은 200번만 씹는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크림·요구르트 등 연한 음식이 많아 씹을거리가 줄었기 때문이다. 심호흡을 하면서 걸어 다니고 명상에 잠기는 것도 세로토닌 분비를 돕는다. 학생이 공부하다 문제가 풀리지 않을 때 걸으면 문제가 잘 풀릴 때가 있다. 이것이 세로토닌의 기능이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있고 사랑을 하면 세로토닌이 왕성히 분비된다. 이 박사는 “힐리언스 선마을에 마련한 세로토닌 오솔길은 내겐 창조의 산실”이라고 말한다.

중년엔 20대보다 식사량 20% 줄여야

40대 이후 중년층에 접어들면 배에 베둘레햄(복부비만의 속칭)이 생긴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35세가 넘어가면 많이 먹지 않아도 체중은 불어나기 쉽다. 근육량과 기초대사량·에너지 대사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근육량이 10% 줄면 기초대사량은 10% 이상 줄어든다. 기초대사량은 우리 몸이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로 하는 최소한의 열량이다. 나이가 들어 기초대사량이 줄면 소비되는 에너지가 줄어 살이 찌기 쉽다. 특히 중년 여성은 대부분 젊었을 때보다 활동량이 적고 비슷한 양을 섭취하므로 체중과 체지방이 조금씩 는다.


나잇살로부터 해방되려면 근육량부터 늘려야 한다. 근육운동은 근육량뿐 아니라 기초대사량까지 끌어올린다. 심폐지구력도 기초대사량을 높인다. 유산소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무엇보다 운동량을 늘려 근육량을 나이 들어서까지 보존하는 것이 최선이다. 따로 운동할 시간이 없다면 활동량이라도 늘린다. 다리 근육을 키우는 계단 오르내리기는 매일 20~30분씩 하루 2회는 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빨리 오르내리려 하기보다 천천히 숨을 고르며 오르내린다. 올라가는 것이 힘들면 내려가는 것만 횟수를 더 늘린다.

그 다음으로 식사량을 줄인다. 이 박사는 “40대 이후에는 근육량 감소로 소비하지 못하는 지방이 체내에 쌓인다”며 “이를 막기 위해 20대 때보다 10~20% 적게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식사량을 줄이되 여러 가지 식품을 고루 먹는다. 영양이 균형을 이루지 못해도 비만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힐리언스 선마을은 비탈길과 계단이 많다. 하루 세 끼 식사를 위해 숙소에서 식당까지의 왕복거리는 1㎞ 남짓. 또한 식사용 그릇이 크지 않아 소식 습관을 기를 수 있다.

소아비만, 무리한 감량보다 저염식부터

소아비만은 10세 전후의 아동들에게 나타나는 비만을 말한다. 우리나라 10~14세 소아비만 유병률은 18%에 달한다. 어릴 때 비만이 성인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무려 80%다. 지방세포 수가 급격히 늘면서 지방세포의 크기도 덩달아 커지기 때문이다. 소아비만은 비만에 일찍 노출되면서 심혈관질환이나 당뇨병 발병이 훨씬 앞당겨진다. 합병증 발병률도 높아진다. 소아비만을 경험했던 성인 비만자는 체중을 줄여도 감량된 체중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진다. 비만한 소아는 열등감·우울증·부정적인 자아관 형성 등 문제점이 수반될 수 있다.

과식과 운동량 부족이 소아비만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제된 가공식품과 인스턴트 식품이 범람하면서 고열량·저영양 식품 섭취가 늘고 있다. 각종 식품첨가물·감미료 등 화학물질의 노출이 많아지고 아침을 거르며 야식을 먹는 잘못된 식습관이 소아비만을 부추긴다. TV·인터넷·컴퓨터 게임 등 신체 활동량이 크게 준 것도 소아비만의 이유다.

이럴 땐 칼로리를 제한하기보다 잘못된 식습관을 개선하는 게 우선이다. 채소·과일·곡류와 양질의 단백질 위주로 식사하도록 돕는다. 이 박사는 “6~12개월에 걸쳐 식사요법을 진행하되 저염식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소아비만은 성장이 이뤄져야 하므로 체중을 무리하게 빼려 하지 말아야 한다. TV·인터넷 등 통신기기와 단절된 힐리언스 선마을은 아이들이 자연과 친해지고 유기농 저염식과 친해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출산 후 모유 수유하면 500㎉씩 더 소모

우리 국민의 연령별 비만 분포도에 따르면 남자들은 40대에 정점을 찍지만 여성들은 60대까지 계속 증가한다. 특히 30~40대 여성에게서 비만이 급증하는데, 이는 임신과 출산을 겪으면서 살이 쉽게 찌기 때문이다. 출산 후 6개월이 지났을 때 임신 전보다 2.5㎏ 이상 늘었다면 산후비만으로 분류된다. 산후비만을 예방하는 방법으로는 모유 수유가 권장된다. 이 박사는 “모유 수유를 하는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산후 6개월까지 하루 500㎉ 정도 열량을 더 소모한다”고 말했다.

●힐리언스 선마을 다이어트 캠프는=비움을 통해 습관을 바꿔준다. 반식과 소식·저염식에 익숙해지며 위를 줄인다. 배고픔을 달래는 방법과 자연에 가까운 음식으로 본능을 조절해 살 빠지는 습관을 기를 수 있다. 2월 17~21일, 22~26일, 3월 10~14일 총 3회, 각 4박5일 과정이 진행된다. 1인 1실 51만 원, 2인 1실 46만 원(1인가)에 제공된다. 문의는 전화 1588-9983 혹은 헬스벨 홈페이지(www.healthbell.co.kr)를 통해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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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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