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남전과 포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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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하노이」·「하이퐁」을 급습 당한 호지명이 미국에 보복할 길은 단 한가지뿐인 것 같다. 월맹의 선전 앞잡이가 되기를 거부하는 미군조종사들을 세계가 떠들썩하게 전쟁범으로 처형하는 길이다. 「존슨」대통령은「용단」을 내려 전세를 유리하게 굳히고 있으나 내심으론 월맹이 포로가 된 조종사를 무자비하게 처형하지 않을까 가슴 태우고 있음이 확실하다. 지난 2일 미군 함이 「통킹」만에서 월맹 어뢰점 3척을 격침시켜 수병 18명을 생포한 사실은 이들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월남정부에 인계도 않고 미군당국이 억류하고있는 이들은「하노이」에 붙잡혀 있는 34명의 미군조종사들과 흥정의 대상이 될 것 같다.
월남정부는「제네바」협정조인 기념일인 오는 20일을 기해 월맹포로 20명을「건너지 못할 다리」「벤하이」강다리에서 북으로 돌려보낼 것이라 한다. 물론 이는「월맹의 양심」 에 호소하여 미군조종사 처형에 「브레이크」를 걸려는 것이다. 갑자기 대두된 조종사 처형설에 대해 UPI통신이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처형된 조종사 한 명씩에 대해 월맹 중공업시설 하나씩 폭격하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월맹은 이「유일한 전리품」을 가장 효과적으로 이용하려고 할테니 월남전은 포로가 된 조종사로 인하여 또다시 확전의 길로 줄달음질 칠지 모를 일이다.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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