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난 아기에게 뽀뽀 조심 … 자칫하면 충치균 옮깁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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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화 끈을 멜 수 있는 나이가 돼야 칫솔질을 바르게 할 수 있다. 그 전까지는 부모가 함께 칫솔질을 하고, 이 상태를 점검해 줘야 한다. [중앙포토]

‘세 살 버릇이 여든 간다’는 속담은 치아 관리에 딱 들어맞는 말이다. 어릴 때 형성된 작은 습관이 평생 치아 건강을 좌우한다. 작게는 칫솔질에서부터 턱을 괴거나, 혀를 내미는 습관에 따라 치아와 턱 모양이 바뀔 수 있다. 연령별로 꼭 알아야 할 치아관리법을 정리했다.

신생아기~영아기(생후 24개월까지)

이가 나기 전에도 잇몸을 닦아야 한다. 깨끗한 수건을 손가락에 말아 물에 적셔 잇몸·잇몸과 뺨 사이·혓바닥을 닦는다. 생후 6개월이 지나면 이가 나기 시작한다. 이 시기부터 치아우식증(충치)이 크게 는다. 연세대치과대병원 소아치과 이제호 교수는 “하루 세 번은 기본이고, 자기 전에 반드시 한 번 더 닦는다. 먹어도 되는 아기용 치약이나 물만 묻혀도 좋다”고 말했다. 턱이 좁은 아이는 이 사이 간격이 좁기 때문에 치실을 사용해 닦아준다.

 이때 가장 주의해야 할 것 중 하나가 엄마·아빠와의 ‘뽀뽀’다. 이제호 교수는 “아이 입 속 세균의 상당부분이 부모, 특히 엄마에게서 물려받는다. 엄마가 뽀뽀를 하면서, 또는 입으로 음식물을 씹어 넘겨주면서 충치균을 옮긴다. 아기가 태어나기 전에 엄마도 미리 충치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아기(생후 25개월~5세)

생후 24~28개월이 되면 유치가 모두 나온다. 불소가 함유된 치약으로 이닦기를 지도하고 치약은 쌀알 한 톨 정도만 사용한다. 아이가 치약을 잘 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호 교수는 “이 나이 때 이닦기 방법은 좌우로 쓱쓱 문지르는 횡마법이 적당하다”며 “회전법은 아이들이 어려워 따라하지 못할 뿐 아니라 쉽게 흥미를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충치가 생기면 영양결핍이 생길 수 있다. 이제호 교수는 “대규모 연구 결과 충치가 있는 아이는 성장 속도가 유의미하게 느렸다. 잘 씹지 못해 먹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충분히 씹지 못하고 넘겨 계속 배가 아프다는 아이도 있다. 충치가 없는 쪽으로만 씹어 치열과 얼굴 모양이 삐뚤어질 수도 있다. 또 이 나이 때는 손가락이나 펜을 빨고 손톱을 물어뜯는 아이가 많다. 방치하면 치아 교열이 망가질 수 있다.

아동기·학령기(6~12세)

만 6세가 되면 대개 앞니부터 빠지면서 영구치가 올라오고 5~6학년이 되면 모두 영구치로 배열된다. 서울대치대병원 소아치과 현홍근 교수는 “초등학교 1∼3학년에 충치가 가장 잘 생기므로 이 기간에 집중적으로 관리한다”고 말했다. 검진은 6개월마다 한 번씩 받는다.

 어금니가 나면 반드시 치아홈메우기(실란트)를 한다. 어금니가 난 뒤 6개월까지는 완전히 굳지 않아 홈메우기를 해야 한다. 충치를 예방하는 불소도포도 1년에 3~4번(충치가 적은 아이들은 1년에 2번) 시행한다.

 이때는 또 부정교합(이가 바르게 물리지 않는 형태)에 대해서도 관찰해야 한다. 초등학교 1~2학년 때 한 번, 영구치 배열이 완전히 끝나는 5~6학년 때 한 번 치과에 가서 상담을 받는다. 부정교합이 있으면 발음·성장장애가 생겨 아이가 소극적으로 변할 수 있다.

 정해진 시간에만 밥을 먹는 것도 중요하다. 이제호 교수는 “밥을 잘 먹지 않는 아이는 엄마가 따라다니면서 음식을 떠먹인다. 그럼 조금씩 자주 먹게 돼 결과적으로 하루 종일 음식물을 입에 물고 있게 된다. 이런 아이는 충치가 훨씬 잘 생긴다”고 말했다.

청소년기(13~20세)

초등학교 6학년이 되면 28개의 영구치가 완성된다. CDC어린이치과병원 이재천 원장은 “우리나라 청소년기 학생의 85%가 충치 환자”라며 “아이들마다 다른 치열을 가지고 있다. 치과에 가 자신에게 맞는 칫솔질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영구치 역시 불소도포와 치아홈메우기 치료를 한다. 또 사춘기에는 호르몬 변화로 잇몸이 약해진다. 잇몸이 붓고 아픈 ‘사춘기성 치은염’이 생기기도 한다. 이재천 원장은 “입냄새도 심하고 통증으로 학업을 수행하기 어렵기 때문에 반드시 예방적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교정치료 중이라면 식사조절을 해야 한다. 이 원장은 “이 나이 때는 단것을 좋아한다. 충치가 생겨 교정장치를 풀고 치료 후 다시 교정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돈과 시간이 낭비되므로 관리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 한편 18세 전후에는 치아 방사선 사진을 찍어보는 게 좋다. 이 원장은 “18세 전후로 사랑니가 올라오기 시작한다. 삐뚤게 나면 치아가 올라오기 전에 미리 빼는 게 좋다”고 말했다. 통증도 없고 조직이 덜 상하기 때문이다.

배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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