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화 노장 투혼, 대한항공 4강 불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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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화(32)는 10년을 한결같이 배구코트를 지켜온 '늘 푸른 소나무'다. 1993년 대한항공 유니폼을 입은 뒤 수퍼리그(전신 대통령배 포함)출전만 올해로 열번째다.

19일 부산 구덕체육관에서 벌어진 2003 삼성화재 애니카 한국배구 수퍼리그 남자실업부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 김종화는 26득점을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레프트 공격수로 출전한 김종화는 특히 승부의 갈림길이었던 5세트에서만 7득점을 이끌어내 대한항공의 3-2(25-17, 31-33, 23-25, 25-22, 15-9) 재역전승을 이끌었다.

이날 경기 결과에 따라 삼성화재(4승)를 제외하고 대한항공.현대캐피탈.상무.한전 등 4개 팀이 모두 2승2패가 돼 4강 진출에 비상이 걸렸다.

대한항공은 이 경기에 지면 2차리그 진출이 물건너갈 형편이었고, 현대캐피탈 역시 부담스러운 상무와의 경기를 남겨두고 있어 반드시 이기겠다는 의지가 역력했다.

예상대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접전이 이어졌다.

대한항공 차주현 감독과 현대캐피탈 송만덕 감독은 2세트에서 심판판정에 항의하다 각각 세트 퇴장을 당할 정도로 뜨거운 분위기였다.

1세트를 따낸 대한항공은 듀스를 거듭하는 접전 끝에 31-33으로 2세트를 내준 뒤 3세트에서도 현대 백승헌에게 잇따라 공격을 허용, 그대로 주저앉는 듯했다.

그러나 김종화가 놀라운 투혼으로 꺼져가던 불씨를 되살렸다. 레프트 김종화가 살아나자 라이트 박석윤의 공격도 불을 뿜었고, 센터 이영택도 뒤를 받쳤다.

마지막 5세트. 1-4로 끌려가던 위기에서 김종화는 잇따라 3개의 강스파이크를 터뜨리며 공격을 주도했다. 현대캐피탈의 범실까지 겹쳐 순식간에 스코어는 11-4로 뒤집어졌고, 1시간53분간의 대접전은 대한항공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여자부 경기에서는 현대건설이 KT&G를 3-2(25-19, 20-25, 25-16, 23-25, 15-12)로 꺾고 5승1패로 단독선두에 나섰고, 대학부에서는 경기대가 경희대를 3-1(23-25, 25-21, 25-16, 25-18)로 꺾고 4승1패가 됐다.

부산=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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