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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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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그러나 한편으로 우리는 미국 측의「하노이」·「하이퐁」지역공폭 강화 결정이 공산측에 어떠한 반응과 작용을 초치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신중한 분석, 판단과 아울러 확고부동한 결의 위에서 이루어진 것이기를 확신하고 싶다. 첫째는 이번의 북폭이 시작되면서 그간 우리가 접한 공산자국의 반응은 새삼스러운 감을 주는 것으로 생각되지는 않는다. 북한괴뢰가 이번을 계기로 해서 의용군을 파월 하겠다는 성명을 비롯해서 중공 측의 판에 밖은 듯한 대미규탄의 반응, 그리고 소련 측의 대미 비난 등은 북폭 강화를 결정함에 앞서 미 당국이 미리 기대했을 것으로 믿어지며 그러한 반응은 아무도 놀라게 하지는 않았다.
공산측의 반응에 대해서 결코 새삼스럽다는 느낌을 갖지 않으면서도 우리는 첫째로 이러한 반응이 어떠한 작용을 공산세계 안에 초치 할 것인지를 주시하지 않을 수 없으며, 둘째로는 그러한 작용이 한국이라는 특수한 입지조건에 대해서 어떠한 영향을 주게될 것인지를 숙고하게된다. 미국의 입장에서나 마찬가지로 소련의 이해관계에서도 월남전쟁 때문에 모처럼의 미·소 접근관계에 돌이킬 수 없는 파탄이 야기되기를 바라지 않을 것임에 틀림없다고 믿어진다. 오늘날 구주에서의 새로운 동·서 해빙체제가 미·소 접근을 하나의 주요 입각 점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로 미루어보면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지금의 시점에서는 협상에 응할 기운을 보이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월맹측의 항의의욕을 증대시킬지도 모른다는 추측마저 돌고 있는 채 미국의 북폭이 한층 더 확대·강화되어 드디어는「월맹의 심장부」까지도 공폭 대상이 되는 경우 미·소 관계의 악화와 더불어 미·소가 다같이 바라지 않는 중·소 관계의 접근, 결속이라는 뜻하지 않는 결과가 초치 될 가능성이 한마디로 부인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된다.
한국의 안보방위라는 견지에서도 이러한 가능성은 가장 심각한 관심이 아닐 수 없기 마련이다. 우리가 염려하는 한국의 제2전선화의 문제는 중·소 관계가 하나의 관건임을 상기해야된다. 한국전쟁이 중·소 양국의 일치단결 된 상황하에서만 가능하였었다는 점은 바꾸어 말하자면 중·소 관계가 분규와 대립을 격화하면 할수록 우리에게는 유리하다는 자명한 결론을 말해준다. 이러한 모든 가능성마저도 미국의 북폭 강화결정에는 고감 되었을 것으로 믿어지거니와, 그러한 결정에는 또한 소련·중공의 관계가 접근, 결부되지 않도록 하는 정치·외교적 배려와 아울러 중공과의 최후의 일전마저도 불사할 의연한 결의가 아울러 포함되어 있기를 바라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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