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판 닮은 아파트재건축 수주전

중앙일보

입력

아파트재건축 수주시장에 정치판의 전문선거기획단까지 가세하고 있다. 건설업체들은 수주전쟁이 갈수록 치열해지자 이들을 동원해 조합원을 공략할 아이디어를 구하고 있는 것.

업체들은 '국회의원 ○○○캠프''○○○총재 캠프'등의 간판을 내건 실력파 선거조직의 두뇌까지 사들이고 있다. 업계는 올해 최고의 관심지역이었던 서울 송파.서초지역 3~4개 재건축 단지 시공사 선정 수주에 참여한 대형업체들은 대부분 이 조직을 이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조직은 대선.총선 때 리서치 조사로 지지율을 파악해 내듯 자체 조사결과를 분석해 조합원 성향을 분류한다. 실제 수주전이 벌어지고 있는 건설업체 현장 사무실에 가보면 동.호수별로 조합원 성향을 표시하는 빨강.노랑.파랑 등의 딱지가 붙어 있다.

이들은 성향에 맞는 공략방법을 제시한다고 업계 관계자는 귀띔했다. 역할만큼 비용도 만만찮다.

사전 물밑작업 기간을 포함해 30~40일 정도 일하는 데 10억원, 선거 홍보물의 문구를 기획하면 2억원 정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재건축 조합원 김모(42)씨는 "재건축 수주전이 흑색선전.상호비방.금품남발 등으로 정치판의 선거와 닮았다고 하지만 선거전담요원까지 동원된다니 놀랍다"고 말했다.

서미숙 기자 seomi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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