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컵] 생애 최고의 날 맞은 김은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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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대전 시티즌의 스트라이커 김은중(22)이팀의 첫 우승을 이끌며 생애 최고의 날을 맞았다.

김은중은 25일 상암월드컵구장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의 2001 서울은행 FA컵축구대회 결승에서 후반 8분 포항 GK 김병지와 1대 1로 맞선상황에서 오른발로 천금같은 결승골을 잡아내며 팀의 1-0승리를 견인했다.

김은중은 지난 3일 강릉시청과의 16강전을 시작으로 안양과의 8강전, 전북과의준결승에 이어 4경기에서 연속으로 골을 터트리며 이번 대회를 자신의 독무대로 만들었다.

97년 창단이후 만년 하위권에 머물다 첫 우승을 차지한 팀에게 최고의 선물을한 김은중에게 득점왕과 함께 대회 MVP(최우수선수)가 돌아간 것은 당연한 보상이었다.

이번 FA컵은 차세대 골잡이에 머무른 채 성장하지 못햇던 김은중이 새롭게 태어난 대회였다.

동북고를 중퇴하고 97년 대전의 창단멤버로 프로생활을 시작, 올해로 벌써 5년차인 김은중은 청소년대표 시절 이동국과 함께 미래의 스트라이커로 손꼽혔지만 거친 프로세계에서 적응하지 못해 지난해까지 4시즌 동안 15골을 뽑는데 그쳤다.

하지만 올시즌 들어 김은중은 체중을 불리는 한편 지난해 10월 부임한 이태호감독의 강한 근성을 전수 받으면서 특기인 빠른 스피드와 헤딩력이 살아나기 시작하더니 올해 프로경기에 31차례 출장, 9골-5어시스트를 올리며 제 몫을 해냈다.

김은중은 올시즌 팀이 정규리그 최하위에 그쳐 분루를 삼켜야 했지만 올시즌 마지막 대회인 FA컵에서 심기일전, 그동안 보여주지 못했던 자신의 모든 것을 선보이며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최근 한쪽 눈이 실명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인간 승리의 주인공이 된 김은중은 "팀내 최고액연봉 선수로서 뭔가 보여주고 싶었는데 정말 기쁘다"며 " 어려운 시간을 함께 한 동료들이 단합해 이룬 결과"라고 소감을 말했다.(서울=연합뉴스) 조준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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