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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늘 제패하던 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장창선 선수의 금「메달」 소식이 전해지던 날 장 선수의 어머니 김복순(49·신흥동1가 36) 여사는 신포시장에서 비를 맞으며 콩나물을 팔고 있었다. 『콩나물을 먹고 자란 내 자식이 또 이기다니…』 김 여사는 울음섞인 목소리로 몇번이고 되뇌었다.
하루벌이 50원, 줄곧 시장바닥에서 콩나물장사로 삶을 이어가는 김 여사는 아들 창선이가 운동에 지치면 『쇠뼈다귀를 사다 콩나물국을 끓여 먹였다』고 지난날을 되새기기도 했다.
장 선수는 현재 인천중공업소속, 월 7천원의 박봉으로 동생 길순(20·인성여고)양의 학비를 대고 있다는 것.
○…장 선수의 승전 「뉴스」는 인천시민을 열광케 했고 거리는 온통 경축 「무드」. 장 선수를 길러낸 임배영(38) 「코치」는 『기뻐서 무어라 할말이 없다』고 목메면서 한국 「레슬링」계의 경사이며 최고의 영예라고 덧붙였다.
임 「코치」는 각계를 찾아다니며 여비 20여만원을 마련, 장 선수를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시킨 숨은 공로자이기도 하다.
○…한편 이번 출전때 가장 많은 성금을 내준 허섭(40·인천중공업이사)씨는 장 선수를 동생처럼 아껴오고 있다고 말하고 『감격이 벅차 이루 표현할 말이 없다』고 기뻐했다. 장 선수는 여비 1천1백「달러」가 없어 출전을 못할뻔 했으나 각계의 성금으로 간신히 출전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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