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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매치기 사건으로 좌천되자|영전위한 공명심 때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조작경위> 6월 9일 하오 8시40분께 종로구 공평동 9번지 동흥「피아노」사 앞길에서 민중당 소속 박한상 의원에 대한 폭행사건이 일어나자 치안국은 이창수 시경수사과장 지휘하에 시경·각 서직원을 동원,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했다.
그중 종로경찰서 강력반 소속 우제인 형사는 자신이 이 사건을 해결하겠다고 마음먹고 정보원 김유두 등 수명과 방법을 협의하자 김은 단시일안의 해결을 위해 종로서에 근무하다 소매치기사건으로 경북에 전출된 박해조 형사와 함께 공을 세우게 하여 서울로 돌아올 수 있게하자고 제의했다.
당시 박 형사는 휴가를 받고 서울에 와있었는데 우 형사가 종로서 수사계장에게 이를 건의, 이를 믿은 수사계장이 다시 상신하여 14일자로 박 형사를 보근 발령했다.
우 형사는 박 형사와 모의한 끝에 범인을 조작하기로 결정하고 정보원 장재원에게 가장범인의 물색을 의뢰하자 장은 자기의 심복부하인 임석화에게 이를 교섭, 임이 이를 수락하여 우·박 형사 등은 사전에 공평동 사건현장과 인상착의 등을 임에게 가르쳐주고 현장을 답사하여 확인시켰다.
우 형사는 임에게 구두값으로 5백원을 주어 박 의원 가해자와 같은 빛깔의 구두를 사신게 하고 다시 5백원을 주어 뚝섬 「골프」장 부근을 배회하라고 지령했다. 또한 우·박 형사는 정보원인 김해균에게 정보제공요원이 되어줄 것을 부탁, 김이 이를 「골프」장 부근에서 발견한 것같이 정보를 올려주도록 꾸미게 했다. 이같은 허위정보를 꾸민 우·박 두형사는 시경강력계 특별수사반 강영환 경위에게 이를 보고하여 진정한 정보인양 믿게하여 강 경위는 형사를 대동하고 14일 하오 8시쯤 뚝섬 「골프」장에 출동하여 격투끝에 임을 붙잡았다.
그러나 16일 하오 3시께 범인조작모의에 참가한 「깜둥이」파 소속 이동식과 세력권다툼으로 격투, 반목케 되자 이동식파인 양광식·김백두 등이 장재원파를 거세키 위해 민중당 당사에 자진출두하여 허위 조직임이 드러난 것이다.
치안국은 임이 잡힌 직후에도 피의자와 각 증인을 조사한 결과 말이 부합되고 조서상에도 맞아 진범으로 단정, 검찰에 송치했던 것인데 임이 경찰에서 자백을 전복함으로써 조작이 드러났고 치안국 자체감사한 결과 조작사실을 확인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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