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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아시아」·태평양지역 각료회의를 하루 앞둔 13일 하오 6시 박정희 대통령은 가벼운 「골프」복차림에 「골프」채를 쥐고 청와대 신관 정원을 거닐다가 우연히 기사들과 마주쳤다. 기자들은 단연 금주의 화제로 등장한 서울각료회의에 대한 질문공세를 폈는데….
박 대통령은 「키」월남수상의 방한취소에 대해 『아마, 「말레이지아」·호주등 국가에서 수상급이 서울에 온다는 말이 있었기 때문에 방한계획을 세웠던 것 같다』고 풀이하면서 『외국의 수상이 서울을 친선 방문하겠다는 데 막을 수야 없지 않느냐』고 그간의 고충을 암시하는 듯 함축성있는 한 마디. 이번 회의에서 시종 미묘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일본의 태도에 대해 비상한 관심을 표시한 박 대통령은 앞으로 서울 각료회의의 규모를 확대시켜 이 기구 안에 일본이 해마다 동경에서 열고 있는 「아시아」지역경제각료회의도 포함시켰으면… 하고 농담 비슷한 구상을 내놓기도….
○…13일 하오 공화당 의장실에는 국회문공위에서 심의중인 「영화법 개정안」을 놓고 정부·당·영화인 중진들이 우연히 함께 모여 이채-.
영화인협회의 윤봉춘·유현목·엄앵란씨등은 현행 영화법, 영화법 개정안 4조(등록에 필요한 영화제작시설 규정)가 24인의 등록업자의 독점으로 개악하려는 것이라고 주장, 『창조적 열의와 자유경쟁을 통해 영화인들의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 달라』고 13일 김종필 당 의장에게 탄원했는데 김 의장은 노석찬 공보차관, 이돈해 문공위원장, 김성희 공화당 정당연구실장등을 즉시 당의장실로 불러 각각 의견을 들었던 것.
노 차장은 『영화사와 편수가 너무 많아 미개봉 재고가 많을 뿐 아니라 생「필름」용 외화를 낭비하고 졸작들이 많아 문화생활에 해가 크다』고 당 의장에게 설명했고, 영화인협회측의 의견도 함께 들은 김 당 의원장은 『모두가 다 일리 있는 이야기』라고 갸우뚱하고는 실무진들에게 이 법안에 대한 새로운 검토를 지시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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